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오마이뉴스 김문창 기자] 행정자치부가 지난 21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5·31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후보들이 전국공무원노조와 맺은 '공무원 노조인정 협약서'를 파기하고 그 결과를 통보하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려 공무원노조가 강력반발하고 나섰다.



▲ 행자부가 각 지자체로 내려보낸 공문 ⓒ2006 김문창

ⓒ2006 김문창

행정자치부는 지난 21일 각 지자체에 내려 보낸 공문에서 "일부 자치단체장 후보들이 소위 '전공노'의 정책질의 답변을 통해 불법단체의 요구를 담은 서약서에 서명, 날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각 시군은 당선자 정책협의 인정 서약서를 6월30일까지 파기하고 행자부로 그 결과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충남도는 22일 각 16개 시군에 행정자치부 공무원 단체 복무팀-1771(06.6.21)호를 이첩했다.

전국공무원노조 충남본부는 지난 5.31지방선거에 출마한 충남도지사 후보와 각 시군기초단체장 후보들에게, 공무원노조 실체 인정 및 단체협약 인정, 업무추진비 공개 등의 질의내용을 담은 정책질의서를 각 후보들에게 보내 모두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전국공무원노조 인정 서약서에 도장을 찍어 보낸 후보는 전국에 20명이고, 충남에서는 보령시장 당선자 1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노조 인정서약서는 "이번 5·31지방선거에 입후보한 본인은 공직사회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의 주체이자, 90만 공무원노동자들의 대표조직인 전국공무원노조의 실체를 인정하며,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공무원 노사관계 정립 및 지역 내 사회공공성 강화와 공직사회 개혁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 합니다"란 내용이다.

아울러 행정자치부는 "법에 의해 설립신고를 않고 활동하는 단체와의 단체 교섭과 단체협약 체결은 위법이며 무효"임을 유념하고, "노조활동 전임자 인정과 사무실 제공, 조합비 일괄공제 등 일체의 지원행위를 금지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선자의 노조 사무실 방문과 간담회를 지양하도록 협조할 것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행자부는 "설립신고를 하지 않은 단체와 단체협상을 하거나, 불법행위를 묵인하고 지원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범정부적 차원에서 행정적·재정적 불이익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이동진 전국공무원노조 충남본부장은 "이러한 공문만 올해 6~7건을 받았다"며 "이는 상습적으로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행자부 공문은 헌법에 보장된 단결권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된다"며 "선거 시기에 행한 정치적 협약을 당선된 이후에 파기하라고, 중앙정부가 지침을 내리는 것은 지방분권과 단체장에 대한 권한침해 등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당선자 개인에게 공문을 보낸다면 혹시 이해가 갈지 모르겠지만, 기초단체장과 광역단체장이 취임도 하지 않았는데, 각 16개 광역시와 도에 공문을 보내 결과를 통보하라하고, 그에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는 것은 잘못된 행정 아니냐"며 "중앙정부단체인 행자부가 우선 법을 지켜야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