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연치 않은 채용 근거…문제 불거지자 사표받아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사상구가 응시자격에 부합하지 않는 공중보건의 경력 의사를 보건소 의사로 채용해 특혜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사상구는 공고·채용 과정 전반에서 소홀한 심사를 한 것은 물론 행정안전부 질문과 답변 코너에 올라와있는 게시글을 근거로 채용하는 등 석연치 않은 모습을 보여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21일 사상구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보건소 지방계약직공무원 '가'급(5급 사무관에 해당) 의사 채용공고를 내 A(30)씨를 6월20일 정식 채용했다.
사상구는 채용공고 당시 의사 자원이 많은 의사협회에는 공문을 보내지 않고 타 지자체에만 공고 사실을 알렸다. 지원자는 군생활로 공중보건의 근무를 한 A씨가 유일했다.
사상구가 A씨의 채용근거로 삼은 것은 '공중보건의는 5급 상당의 보수를 받는다'는 행정안전부의 국민신문고에 올라와 있는 질문과 답변 게시글이었다.
이에 따라 사상구는 공중보건의 경력이 5급에 해당한다고 보고 공중보건의 2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A씨를 '가'급으로 채용했다.
지방계약직공무원의 채용자격기준을 보면 '가'급은 직무분야 박사학위 소지자 1년, 석사 소지자는 5년, 학사 소지자는 7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한다.
A씨의 경우 위 조항에 해당사항이 없지만 자격기준 6항에 나온 '5급 또는 5급 이상에 상당하는 공무원으로 2년 이상 채용예정 직무분야의 경력이 있는 사람' 조건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상구는 행안부의 정식공문이나 법적근거가 아닌 질문과 답변 코너의 게시글을 채용근거로 삼았고 군생활을 대신해 공중보건의 생활을 한 A씨가 실제 5급 상당의 보수를 받지 않았다는 점에서 채용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문제가 불거지자 사상구는 뒤늦게 행정안전부에 질의한 결과 공중보건의 경력이 5급('가'급) 상당의 공무원 경력으로 볼 수 없다는 회신이 돌아와 채용자체가 문제있었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꼴이다.
이 때문에 구청 안팎에서는 공중보건의 생활을 갓 마친 A씨의 특혜채용을 위해 사상구가 자격미달인 A씨의 공중보건의 경력을 관련 규정에 끼워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채용공고가 나가기 2달 전인 3월께 보건소장이 직원들과의 식사자리에 A씨를 데리고 와 인사를 한 일도 벌어져 내정설까지 나돌았다.
실제 일선 보건소에서 군생활로 공중보건의 근무를 한 신참내기 의사가 보건소 계약직 중에서 최고대우를 받는 '가'급 계약직공무원에 채용된 것은 극히 드문 사례다.
채용된 이후 3개월 가량 근무한 A씨는 최근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에 대해 사상구 고위 관계자는 "채용자격 해석상의 단순한 착오인지 고의성이 있는 것인지 조사해 문제가 있다면 징계할 예정"이라며 "그러나 특혜채용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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