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4기를 이끌어갈 새로운 단체장 당선자들이 전임 단체장들이 추진해온 사업에 잇따라 제동을 걸고 나서 적잖은 사업계획들이 중단 또는 반쪽만 추진될 처지에 놓였다.
특히 선심ㆍ즉흥 행정으로 막대한 예산을 낭비했다는 논란을 불러온 상당수 사업은 해당 공무원들도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여 공직 내부에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상태다.
대전시의 경우 한강 이남 최대 규모(25만평)를 염두에 둔 대전호수공원 조성사업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박성효 신임 시장이 호수공원을 백지화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는 쪽으로 서남부권 개발계획을 전면 재조정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 역점사업인 '대덕R&D특구 경제권역화' '지하철 2ㆍ3호선 건설' 등도 박 시장이 원점에서 재검토를 시사하고 나서 어떤 방식으로든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의 숙원사업이던 '밀레니엄타운' 조성 사업도 전면 재검토될 전망이다.
밀레니엄타운은 충북도가 2001년부터 총 사업비 1378억원을 들여 청주시 주중동 옛 종축장 용지에 조성중이나 당초 예정대로 민간자본을 유치하지 못한 채 6년째 헛바퀴만 돌고 있는 실정.
민선 4기 충북지사 직무 인수위원회는 "골프장과 컨벤션센터 건립, 민자유치 방안 등에 대해서는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전면적인 손질을 예고하고 있다.
군수가 바뀐 충북도 내 일부 기초자치단체의 대형 이벤트사업도 존폐 기로에 섰다. 일부 시ㆍ군의 경우 주요 축제나 사업이 예산에 비해 지역발전에 실익이 적고 행사내용도 부실하다는 당선자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우선 괴산군은 5억6122만원을 들여 만든 세계 최대 규모 가마솥을 관광상품화하려는 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전망이다.
청원생명쌀 유채꽃축제도 대폭적인 손질이 예상된다.
김재욱 청원군수는 "유채꽃축제는 지역주민들이 참여하는 축제도 아니고 외부에서 보러오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며 "앞으로 계속 열어야 할지 분석해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 영동군이 2850억원을 들여 과일을 주제로 한 전시체험장, 숙박ㆍ상가시설, 골프장 등을 건설하기 위해 지난해 토목공사에 들어간 '늘머니 과일랜드' 사업도 궤도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북 익산시 역시 지역 최대 현안사업으로 추진되는 환경자원화시설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익산시가 추진하고 있는 환경자원화시설 사업은 부송동 일대 16만7003㎡ 용지에 총 사업비 700억원을 들여 조성하는 사업으로 현재 전체 용지의 81%인 13만4755㎡를 매입한 상태며 지난달 입찰공고와 함께 오는 9월께 낙찰자 최종 결정 등 전반적인 행정절차가 마무리되고 있다. 그러나 이한수 익산시장은 시민의견 수렴 등 검증과정 없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며 사업추진 자체에 대한 재검토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 사업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부산시에서도 일부 구청장이 바뀌면서 사업도 대폭 물갈이를 예고하고 있다.
최찬기 부산 동래구청장은 동래구가 추진중인 총 465억원의 신청사 건립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을 펼쳐 신청사 건축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구청장측 일각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구청 모든 사업을 백지화한 후 신임 청장 직속으로 기구를 만들어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구청 안팎에서는 구정의 연속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동래구청 관계자는 "신임 구청장의 구상이 현 구청 추진 방향과 다를 경우 사업 재검토가 어느 정도 필요할 수는 있다"며 "그러나 공천과 지방선거 때의 감정 때문에 가용예산이 정해진 상황에서 추진중인 사업을 일방적으로 주저앉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조한필 기자 / 박동민 기자 / 강종효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홈으로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매일경제
홈페이지: -
조회 : 350
의견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