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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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03월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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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정년연장 ..

열린우리당이 17대 국회 개원과 함께 공무원정년을 60세로 단계적으로 단일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일단은 환영을 표하면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정년연장이 현실화되더라도 그렇게 좋아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국민의 정부시절 소위 신자유주의 노동시장유연화 라는 미명하에 국가공무원법 제74조(停年) 및 지방공무원법 제66조를 개정하여,

5급이상 공무원의 경우 60歲, 6급이하 공무원의 경우 57歲(다만, 공안직 8.·9급은 54세)로 정년을 직권으로 불평등하게 단축시킨 것에 대한 회복이며 빼앗아간 것을 돌려준다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헌법에서조차 모든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평등하고 공무원을 떠나서 사람을 계급으로 획일적으로 차별화하는 것에 대하여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아우성쳤으며 공무원노조의 대정부 7대교섭안에도 정년차별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정년차별화는 그동안 행정내부의 갈등증폭, 이질감과 괴리감 조성으로 반발심을 야기하고 있으며 사회환경의 급격한 변동으로 이미 선진국에서는 新개념 노동운동의 확산으로 실버문화가 정착되어가고 있는 것과 배치되어 왔다.

모든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는 헌법정신에 의거 남녀노소, 성별, 학력을 불문하고 동등한 권리를 향유해야 하나 획일적으로 정년을 구분함으로써 6급이하 공무원들의 상위직급으로의 신분상승이 제한되므로 무소신, 적당주의가 만연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한편, 공무원 계급제는 일제강점기에 처음 실시되어 고착화된 제도로서 21세기 지식정보 사회와는 맞지 않는 제도이며 정년차별화는 권력의 유지수단으로 치부 되었던 것이 공무원의 현주소다.

98년 이전에는 6급이하 일반직 공무원들의 정년은 58세였고, 개별연장제도(3년 범위 내)로 사실상 그 당시 5급 이상 공무원 정년과 같이 61세로 사실상 동일하였으나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시행된 제도로 원상복귀는 공무원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

공직 내부에서는 5급 승진시 부수적으로 부여되는 봉급, 권한, 연금 증가에 따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다경쟁유발로 직업공무원제의 파괴와 엽관주의 만연으로 국민을 위한 공무담임권 행사보다는 눈치보기 줄서기로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불신 가중되었다.

특히, 평균수명이 70세가 넘는 등 우리 사회도 본격적인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추세에 정년 차별화 제도는 시대변화에 역행하는 처사였다.

선진국의 경우 정년은 60~65세이고, 교사의 경우도 62세인 점을 감안할 때 일반직 공무원에 대한 정년차별은 '공무원'이라는 동일 직종의 형평성에 배치되며 한창 일할 나이에 아무런 노후대책과 사회보장제도 없이 실업자만을 양산하는 제도이며, 박봉으로 국가와 민족 번영을 위하여 헌신봉사했던 공무원들에 대한 현대판 고려장 제도였다.

정부의 정책입안자들 대부분이 고시출신(5급으로 시작)이기 때문에 5급이상 공무원은 고급인력이라는 선민사상, 이기주의적 입법으로 정년차별화 제도가 고착되었으므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의 여건을 고려치 않은 점과 당초 입법취지가 일탈한 사고에서 출발하였으므로 보편타당한 원칙론에 따라 정년차별화 제도 철폐는 시대적 과제임을 늦게나마 집권당이 이를 인식하고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일회성 포퓰리즘(populism)이나 공무원노조가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여 큰 반향(反響)을 일으킨 것에 대한 위기감에서 궁여지책으로 나온 공무원 달래기가 아니기를 강력히 바란다.

정년단축은 수년전 공무원연금법 개악으로 공무원연금법상 연금지급 연령이 60세인점을 감안할 때 57세 퇴직후 연금혜택을 볼수 없어 생계 유지 곤란 및 고령자고용촉진법 19조도 정년을 60세로 규정하고 있으며 공무원집단 스스로가 법을 일탈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모두(冒頭)에서 잠시 언급하엿다시피 6급이하 공무원에 대한 불평등 정년은 IMF 이전에는 5급 보다 3년이 낮은 58세였지만 『정년 3년연장 규정』이 있 어 사실상 정년의 차별이 없었다. 정년단축은 김대중정권 들어 공공부문 구조조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정업무의 정확한 직무분석없이 '숫자놀음'에 의한 잘못된 구조조정 정책의 시행이 문제이므로 빼앗아간 정년은 조속히 원상복구 하여야 한다.

고령화사회, 국가와 민족번영에 기여한 점을 감안하고 영국등 선진국이 우리나라보다 7~13년 정도 정년이 높은 점과 교원과의 형평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OECD에 가입한 나라의 위상을 위해서도 시급한 것이다.

공무원 정년의 연장은 상·하간 갈등이 줄어들고 일체감이 조성되어 행정의 생산성과 경쟁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하위직들의 승진기회가 시행초기에 적체될 수 있으나 구더기 무서워 장못 담그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년이 연장되면 57세 퇴직에 따른 연금수혜는 물론 의료비 및 복지비용의 증액도 해결될 수 있어 공직사회에 엄청나게 큰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만성적인 동맥경화에 걸린 인사적체해소를 위해 57세 단일화카드를 피력하고 있으나 이는 근시안적 사고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공무원노조가 공개한 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 처우개선을 위한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지역 공무원 9천886명을 상대로 지난 6월중순부터 1개월간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정년평준화'가 공무원처우개선의 1순위로 뽑혔으며,

응답자 중 8천458명인 88.12%가 현행 직급별 정년제도(5급이상 정년 60세, 6급이상 정년 57세)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응답자의 69.57%가 '정년을 직급에 상관없이 60세로 상향평준화해야 한다'고 답했다는 것은 하향 평준화를 주장하는 일부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한나라당이 주축이 되어 공무원정년연장 법안 마련을 위해 열렸던 국회 행정자치위원회에서는 지난 2. 17일 법안심사소위원회 열었으나 행정자치부, 중앙인사위원회 등 정부 측의 강력한 반대로 말미암아 보류 결정을 내렸던 것을 상기해 볼때 필자는 실소를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