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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7월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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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폭우 뚫고 구청장.의원 대동 '산행'

김형오, 폭우뚫고 구청장·의원 대동 '산행'

폭우 비상 속 등산이라니… 열린당 "당선사례 아니냐" 의혹

허은희 기자

▲김형오 의원 산행을 성토하는 글이 올라와 있는 영도구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게시판. © 브레이크뉴스

폭우로 강원도와 경기도 등 중부지방이 엄청난 수해를 입은 지난 주말, 한나라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김형오 의원(영도구)이 산악회 회원 1000여명과 산행을 나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부산시 영도구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 누군가 당시 산행 모습을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16일 있었던 이 산행은 봉래산악회(회장 김희윤 한나라당 영도구 당원협의회장. 김형오 의원은 산악회 고문) 창립 8년 4개월만에 가진 100회 기념 산행으로 회원 1000여명은 17대의 버스에 나눠 타고 경주 고위산으로 등산을 간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김형오 국회의원뿐 아니라, 어윤태 영도구청장, 안성민(영도구1) 의원, 김성길 의원(영도구2)등 영도 지역 한나라당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는 점이다.

특히 구의원들의 경우 정덕치 의장을 비롯, 윤호길, 황보승희, 이영희, 정순필, 고대영 의원 등이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영도구의회(재적의원 9명 중 1명은 열린우리당 의원)의 한나라당 의원 8명 중 6명이 참석했다는 얘기.

사진에는 "김형오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을 축하드립니다"라는 적혀있는 플래카드도 보인다. 이들은 산행에서 약간의 술과 홍어회 등도 나눠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5.31지방선거 당선에 대한 사례가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열린우리당은 21일 논평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와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들이 줄줄이 참석했다는 사실을 비추어봐선 단순한 산행이었다고 믿어지지 않는다"면서 "원내대표 당선과 구청장 단선에 따른 불법사례가 아니었는지 의혹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부산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선관위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지역 공무원들도 "물난리로 전국민이 걱정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부산지역도 150mm의 호우가 올 것이라는 예보가 난 상황에서 산행을 갔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비판의 날을 세웠고, 영도구 공무원 노조 게시판에 올라 온 글들에는 이날 산행을 단순한 등반이 아닌 단합대회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김형오 원내대표 측은 "당시 기상악화로 행사 참석을 반려하려 했으나, 산악회 관계자들이 의미있는 행사라며 간곡히 부탁해 다녀왔다"며 "산행은 하지 않고 간단한 인사말만 하고 바로 서울로 올라와 수해대책을 위해 비상회의를 소집했다"고 해명했다.

어윤태 구청장측은 "산악회 회원은 아니었지만 많은 지역구 주민들이 함께하는 행사여서 참석하게 됐다"면서 "워낙 일찍부터 잡혀있던 일정이었고, 산행 중에도 날씨와 상황 등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덕치 구의회 의장은 "여러가지 사정으로 오랫동안 산악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100회 기념 산행'이라는 의미있는 행사라 참석하게 됐다"면서 당선과는 무관한 것이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