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알선책 등 조직화… 제대후 적발 3명 구속

구청에서 근무하던 공익근무요원이 내부 전산망을 이용해 10억원 상당의 자동차 압류 기록을 해지한 사실이 드러나 전역 후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이 공익근무요원은 사회 친구들을 중간 알선책으로 두는 등 사실상 '조직계보도'를 마련해 청탁을 받아 범행을 저질러 왔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2일 구청 전산망을 이용해 자동차에 대한 압류 처분을 임의로 해지한 혐의(공전자기록 등 변작)로 전직 부산진구청 공익근무요원 조모(22)씨와 중간알선책 권모(26), 신모(26)씨 등 3명을 구속했다. 또 이들에게 차량 압류처분 청탁을 한 혐의로 이모(26) 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지난해 5월 9일 낮 12시14분께 구청 사무실에서 권 씨와 함께 권 씨의 초등학교 동창인 김모(26) 씨의 청탁을 받아 김 씨의 아버지가 소유하고 있는 모 법인 소속 차량 5대에 대한 7억8300만 원 상당의 압류 53건을 임의로 해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같은 달 24일 낮 12시10분께에는 같은 장소에서 권 씨의 사회친구인 김모(37) 씨의 청탁으로 차량 3대에 대해 285만 원 상당의 압류 기록을 해지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조 씨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4월부터 5월 사이 차량 16대에 대한 총 9억9200만원 상당의 압류 218건을 임의 해지한 것을 밝혀내고 조씨 등이 압류분 해지 대가로 청탁금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경찰조사 결과 조 씨는 공무원들이 점심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업무보조를 보며 익혀뒀던 자동차 압류 관련 내부 전산망에 접속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으며 나머지 일당들은 이들에게 자신의 아버지 차량이나 회사 소유의 차량에 대한 압류분 해지를 청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범행은 모구청 담당 공무원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다른 구청에서 특정차량의 압류처분이 해지된 사실을 알아보던 중 의심이 들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부산진경찰서 신임록 지능범죄수사1팀장은 "현재 구청 시스템이 해당 구청에서 압류한 사항뿐만 아니라 타 구청은 물론 세무서 등 타 기관에서도 압류한 사항을 모두 열람할 수 있도록 돼 있어 압류 해지 액수가 늘어났다"며 구청 전산망에 대한 시스템 개선을 촉구했다.

국제신문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노컷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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