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에 찬성하는 임종석, 송영길 의원 등 386의원들에게 학생들이 따끔한 비판의 화살을 꺼내들었다. ‘조국과 민중이 어려운 시기, 조국통일과 자주경제를 주장하던’ 그들이 ‘민중을 배신’하고 있으며, 17대 국회와 국회 특위 또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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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근처에서 열린 기자회견. 20여명의 실천단 학생들이 함께 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
‘평택 미군기지 반대 - 한미 FTA 저지를 위한 서울학생대책위 실천단(이하 학생실천단, 단장 - 한양대학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위원장 정재민)은 7일 오전 국회 앞을 찾았다. 한미 FTA에 찬성하는 386 국회의원들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날림으로 구성된 한미 FTA 국회 특위를 비판하기 위해서였다.
평화적인 기자회견 임에도 경찰은 이들의 기자회견을 막았다. 국회 앞 100m내에서는 신고를 할 필요도 없는 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학생실천단은 경찰 측과 잠시 실랑이를 벌인 끝에 여의도 국민은ㅌ 앞으로 자리를 옮겨 30여분 동안 평화적인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의 손에는 ‘FTA 반대 의원들은 적극적으로 나서라! 반대하면서 행동 안 하는 기회주의 의원 규탄한다’, ‘17대 국회는 식물국회? 개혁배신국회 규탄한다’ 등의 내용의 선전물들이 들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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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들의 몇배나 되는 전경들이 학생들을 둘러싸고 기자회견을 못하게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개혁적 열망을 한 몸에 안고 출발한 17대 국회가 도대체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라며 “노무현 정부가 한미 FTA를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처럼 이번 국회 특위도 졸속적이고 일방적으로 구성되었다굅?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더욱 분노스러운 일은 국회특위 소속 국회의원인 열린우리당 임종석 국회의원이 굴욕적이고, 국민의 경제를 파탄 낼 이 위험한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미국에까지 날아가 구걸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라며 “조국통일과 자주경제를 주장하던 그들의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이제는 미국에 구걸하는 모습이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송영길 의원을 비롯한 열린우리당 소속 수많은 386 국회의원들도 청와대의 눈치만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의원들은 기회주의적이며, 국민을 배반하는 정치꾼들”이라며 “후배로서의 안타까움을 넘어 이제는 그들이 부끄럽고, 분노스러울 따름”이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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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의원에게 보내는 후배들의 항의서한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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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7대 국회에 ▲ 노무현 정부의 한미 FTA를 즉각 반대할 것 ▲ 한미 FTA 국회특위를 즉각 재구성할 것 ▲ 한미FTA 찬성하는 소위 386 국회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할 것 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들은 임종석 의원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을 국회 정문 앞 사무처에 전달했다.
학생실천단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경희대학교 김지은(05학번) 양은 “(386국회의원들은) 젊은 시절 민중을 위해 활동하던 사람들이 이러니 배신당한 것 같다”며 “많이 덥고 힘들지만 나부터라도 나서서 전 국민적 문제인 한미 FTA의 부당함을 시민들에게 알려나갈 것”이라고 다짐을 밝혔다.
그는 또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못하게 한 경찰들에게 “1인시위나 기자회견은 신고를 안 해도 할 수 있다고 알고 있는데, 경찰들이 이렇게 친히 나와서 막아주시니...바로 앞에 국회를 놓고 가지 못해서 참 허망하다”며 “저 사람들도 FTA가 체결되면 피해를 입는 사람들 중 1명이 될텐데”라며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했다.
임종석 의원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은 임 의원의 학교 후배인 한양대학교 공대 학생회장 권중도(03학번)씨의 이름으로 전달되었다. 이들은 팩스나 등기로 보내달라는 임종석 의원실의 요구를 거부(?)하고 국회 정문 앞 사무처에 직접 전달했다.
한편, 지난 8월 2일 지하철 선전전, 촛불집회, 간담회 등으로 첫 활동을 시작한 학생실천단은 오는 12일까지 서울시내 곳곳을 돌아다니며 실천단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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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임종인 의원에게 보내는 항의서한의 내용 중 일부이다.
애국한양, 반미 구국의 선봉 29대 공대학생회가 임종석 선배님에게 드립니다.
선배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반미구국의 선봉 29대 공대 학생회장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03학번 권중도입니다. 임종석 선배님께서 한미 FTA를 찬성하시고 그 협정의 체결을 위해 미국까지 날아가서 구걸했다는 소식에 유감스러운 마음이 들어 제가 자격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디 다시 한 번 생각하시어 조국과 민중을 위한 행보를 걸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렇게 편지를 드립니다.
미국은 현재 이남을 전면적으로 보수화하여, 평택 미군기지 확장과 한미FTA 체결이라는 군사적, 경제적 지배정책을 중심으로 한반도를 미국의 지배하에 두기 위한 마지막 총 공세를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 민족과 민중에게 얼마나 커다란 시련이고 가혹한 수탈이며 생존에 대한 위협인지는 선배님께서 너무나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측 정부는 ‘우리 민족끼리’의 입장을 저버리고, 미국의 대북 고립 압살 정책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평택 미군기지 문제와 한미FTA 문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이미 미국의 편에 서 있습니다.
이렇게 조국과 민중이 어려운 시기에 조국통일과 민중이라는 두 글자를 심장에 새기고 사셨던 임종석 선배님께서 한미 FTA의 체결을 위해 미국까지 갔다 오셨다는 것을 뉴스로 보았습니다. 이것이 우리 후배들에게 있어서는 예전 이라크 파병 이후 다시 한 번 선배님에게 실망하게 되고,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만드는 사실입니다.
저희들은 어릴 때 선배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통일 운동의 절정기였던 89년, 전대협 의장이셨을 때의 이야기, 그리고 그 전 해에는 우리 선봉공대 학생회장님이셨던 이야기, 소리개벽 활동을 하셨던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은 우리 후배들에게 학생운동에 대한 선망을 심어주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저희들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정하는 데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말 민중의 요구가 무엇인지, 민중의 이익이 무엇인지, 그것을 바로 보고 소신을 굽히지 않고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한 생의 의미가 있고, 그것이 모두에게 오래오래 기억된다고 믿습니다.
선배님께서 우리들에게 세상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민중을 사랑하는 뜻과 의지는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십시오.
한미 FTA는 우리나라를 울음바다로 만들 것입니다.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조국과 민중의 이름으로 경고합니다. 한미FTA 체결에 대해 반대해 주십시오.
2006년 8월 7일 반미구국의 선봉 29대 공대학생회장 전자전기컴퓨터공학부 03학번 권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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