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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8월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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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그룹의 '먹튀'를 막아주십시오"

"상하이 그룹의 '먹튀'를 막아주십시오"
[오마이뉴스 안홍기 기자]
"서울시민 여러분, 중국 상하이그룹(SAIC)의 '먹튀'를 막아주십시오."

찌는 듯한 무더위가 이어진 17일, 파업 2일째를 맞은 쌍용자동차 노조원들은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 머리를 조아리며 해외자본의 자동차 기술 유출과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전 11시 쌍용자동차 노동조합원 4000여명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지난 11일부터 계속된 파업의 정당성에 대한 대대적인 선전활동에 나섰다.

노조는 투쟁결의문에서 "지난 2004년 10월 상하이 자본은 쌍용자동차를 인수할 때 체결한 특별협약, 4000억 투자 및 평택지역 30만대 생산체제 약속이 포함된 노사특별합의서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상하이 자본의 쌍용차 중장기 투자계획은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고, 중국현지화 사업이란 미명 아래 기술유출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사측은 상하이 자본에 맞서 당당한 경영을 해야함에도 상하이 자본의 주구가 돼 매국노를 자처하고 있다"며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해 희망퇴직(432명)과 정리해고(554명)라는 칼을 빼들어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자동차 기술 유출을 막는 애국투쟁에 돌입한다"며 "노사특별합의서가 이행되는 순간까지 총파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무더위 속 삼보일배... 중국대사관에 항의서한 전달

오전 11시 50분쯤 집회를 마친 쌍용자동차 노조원 4000여명은 2개 차선을 이용, 마로니에 공원에서 이화동, 종묘공원 앞을 거쳐 광화문 시민열린공원으로 행진하면서 시민들에 대한 선전활동을 벌였다.

특히 선두에 선 노조원 100여명은 종묘공원 앞에서 종로1가 종로타워 앞까지 약 1Km구간을 북소리에 맞춰 삼보일배로 행진하면서 몸으로 파업의 정당성과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뜨거운 아스팔트 위를 절하며 행진하는 노조원들은 무더위에 힘겨워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다른 노조원들이 물을 먹이고 땀을 닦아주면서 약 40분 동안 삼보일배를 계속했다. 다른 노조원들은 상하이그룹의 자동차 기술유출 의혹을 고발하는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삼보일배에 이어 노조 대표단 8명은 주한 중국대사관을 방문해 ▲상하이그룹이 노동조합과 체결한 특별합의서 이행 ▲평택지역 30만대 생산체제 약속 실천 ▲구조조정 및 기술이전 계획인 'L-프로젝트' 철회 등을 주장하고, 이에 대한 중국정부의 대책마련을 요구하는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쌍용차 노조원들은 오후 2시30분께 광화문 시민열린공원에서 마무리 집회를 연 뒤 해산했다.

▲ 17일 오전 11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쌍용자동차 노조 집회에는 4000여명의 노조원이 참석했다.

ⓒ2006 오마이뉴스 안홍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