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청이 수억 원을 들여 조성한 구포 피아노거리 '명품길'이 준공한 지 6개월여 만에 '누더기길'이 돼 부실 공사 논란이 일고 있다.
북구청은 2011년 8월 행정안전부가 추진한 생활형 지역공공디자인 시범사업에 '구포 피아노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제안해 선정됐다. 이 사업은 구포역 주변 피아노 등 악기점과 중고 피아노 판매점 등이 밀집한 지역을 피아노 전문 특화거리로 만드는 사업이다. 북구청은 국·시비 6억 1천500만 원을 들여 인도와 간판을 정비하고 편의시설을 확충했다.
특히 북구청은 인도에 피아노, 하프 등 대형 악기의 이동이 용이할 수 있도록 매끈한 재질의 고강도 특수 콘크리트를 깔았다. 구포삼거리와 구포역 사이 380m 구간에서 진행된 사업은 성균관대 산학협력단 등이 참여해 2011년 8월 착공해 올해 2월 준공됐다.
특화거리 조성사업에 선정
380m 구간에 6억 원 들여
고강도 특수 콘크리트 포장
인도 곳곳 갈라지고
부서져 부실공사 논란 제기
북구청, 시공사에 원인추궁
그런데 수억 원의 예산이 투입해 공사가 끝났지만 준공 한 달여 만인 지난 3월 중순께 인도 바닥이 갈라져 부실 공사 논란이 제기됐다. 이후 피아노거리의 인도는 곳곳에서 균열과 함께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는 상황에 이르렀다.
24일 본보 취재진이 피아노거리를 직접 걸으며 확인한 결과 380m 구간 내 수십여 곳에서 콘크리트가 갈라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콘크리트 사이에 설치된 철재줄눈이 등은 붉게 녹슬어 있었다. 차량 출입이 잦은 한 주유소 앞 인도의 콘크리트는 대부분 부서져 공사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피아노거리의 한 중고 피아노업체 관계자는 "피아노 이동에 적합한 인도를 만든다고 해서 기대를 모았는데 벌써부터 갈라지고 파여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지난 4월 하순께 피아노거리의 콘크리트 균열과 이탈 현상을 확인하고 시공사와 콘크리트 제조사를 상대로 부실 공사의 원인을 추궁했다. 구청은 이들 업체에 균열 및 이탈 현상의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을 촉구하고 나섰다.
당시 시공사 측은 겨울철 공사기간 중 콘크리트 구조물에 스며든 물이 봄철 기온 상승으로 인해 팽창하면서 균열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콘크리트 제조사는 콘크리트를 인도 공사 구간 아래 설치된 하수암거 박스 위에 타설하는 과정에서 콘크리트에 남아있던 수분이 코팅제에 덮여 날아가지 못하고 부풀면서 균열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후 북구청과 시공사 등은 여러 차례에 걸쳐 원인 분석을 벌이고 있지만 지난 3월부터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균열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구청 경제진흥과 관계자는 "공사 전문가, 시공사 등과 함께 하자의 원인을 찾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다"며 "근원적인 원인을 찾아내 더 이상 균열 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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