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부산 대집결
29일 ILO 아·태총회 개최… 노·정 긴장 고조
27일 대규모 노동자집회 예정, 충돌 우려
경찰 100여 중대 'APEC 수준' 경비 강화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14차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지역 총회'(이하 ILO 아·태 총회)를 앞두고 국내 노동계의 대규모 부산집회가 잇따를 전망이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특수고용 및 공무원 노동권 보장 등 노동계 현안을 이번 총회에서 쟁점화시킨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게다가 민주노총은 포항건설노조원 하중근(44) 씨 사망에 따른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전국노동자대회'를 이번 총회 개막 이틀 전인 오는 27일 부산에서 개최한다.
하 씨 사망 이후 또 다른 조합원이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생명이 위독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진 데다 최근 경찰이 임신부를 폭행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이번 노동자대회에서 경찰과의 대규모 물리적 충돌이 우려된다. 특히 정부가 최근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투쟁과 이후 집회에서 노동계의 요구를 경청하기보다 대규모 구속과 연행 등 강경노선을 견지하고 있어 충돌이 생길 경우 총회 기간 민주노총의 집회 개최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총회 기간에는 집회를 갖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총회 기간 총파업을 벌여 하중근 씨의 사망 책임규명은 물론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노동 현안에 대해 정부를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전국보건의료노조가 18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끝내고 21일 파업돌입 여부를 밝힐 예정이고, 쌍용자동차 노조가 현재 공장문을 모두 봉쇄한 채 벌이고 있는 '옥쇄파업'도 ILO 총회 기간 노동계 집회의 강도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경찰은 이 같은 노동계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18일 'ILO 아·태총회 경비계획'을 잠정 확정하고 노동계와의 충돌을 최소화하면서 안전한 국제행사가 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비대책을 지난해 APEC 정상회의에 준하는 수준으로 설정했으며 민주노총의 27일 집회에 이어 29일에도 집회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부산지역 20개 중대 외에 타 지역에서 80여개 중대를 지원받아 총 100여개 중대로 경비를 펼칠 계획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대테러반을 특별 편성해 공항과 역 국제여객터미널 등에 경찰특공대를 배치, 안전 총회 개최에 만전을 기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경찰은 18일 오전 10시 김해국제공항 국내선 의전주차장에서 대테러 대비 훈련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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