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의 일부 지자체들이 한국철도시설공단과 국유지 무단 사용에 대한 변상금 소송을 잇달아 벌여 국가기관끼리 국유지 싸움으로 행정력과 세금을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 북구는 지난 5월 국유재산 무단사용 변상금 1억6천여만원을 부과한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변상금 부과취소 소송에서 패소했다.
북구는 이 판결로 1억1천여만원의 변상금을 내게 됐으나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철도시설공단이 북구에 변상금을 부과한 이유는 구포역 주변 국토해양부 소유의 660여㎡ 도로부지를 북구가 주민을 위한 주거지 주차장으로 무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구는 해당 부지를 50년 넘게 직접 관리해왔는데 2004년 설립돼 국토부로부터 국유지 관리위탁을 받은 철도시설공단이 뒤늦게 소유권을 주장하며 변상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구는 변상금을 부과받자 국유지 소유자인 국토부에 변상금 부과 취소 등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국토부는 위탁관리 주체인 철도시설공단과 상의할 일이라며 거부했다.
현재 북구 외에도 사상구와 해운대구가 철도역 주변 국유지를 주거지 주차장으로 무단사용해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각각 7천600만원, 8천200만원의 변상금을 부과받은 데 불복해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시는 철도부지를 도로로 만들어 사용하다 철도시설공단으로부터 5억여원의 변상금을 부과받아 소송을 진행 중이며, 소송은 현재 1심(패소), 2심(승소)에 이어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 관계자는 변상금 부과 이유에 대해 "지자체들이 관리청과 사전에 협의하지 않고 국유지를 무단사용해오던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변상금을 부과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구, 사상구, 해운대구 관계자는 "지자체가 방치돼온 국유지를 실질적으로 관리해온 점은 무시되고 소유권만 따져 변상금을 부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국유지를 둘러싼 무단 사용 변상금 소송이 늘자 국가권익위원회는 올 초 "분쟁으로 행정력과 세금 낭비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며 변상금 부과 철회 근거 마련·변상금 유예·변상금 부과 요율 완화 등을 국유지 관리청 등에 권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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