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동호회소식

홈으로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등록시간: 2012년11월13일

부일 홈페이지: - 조회 : 349

"열정과 도전, 공무원의 꿈 이룬 이유죠"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이라고요? 공무원은 정말 공직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직종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어요."

9일 부산 영도구청에서 만난 신임 9급 공무원 이자연(33·여) 씨와 김원주(24) 씨의 눈은 패기로 빛났다.

이들은 영도구에 배치된 신임 공무원 18명 중 '이색 경력'을 자랑한다. 이 씨는 육사 출신의 여군이었고 김 씨는 영도구 과장으로 근무하는 아버지와 한 지붕 아래서 근무하게 됐다.

부산 영도구 신임 9급 남녀 '이색 사연' 화제
이자연 씨 "여군 출신, 수녀 되려다가 재도전"
김원주 씨 "장애 재활치료 받으며 공부 매진"

이 씨는 1998년 육군사관학교에 입학해 임관한 뒤 2008년 대위로 군에서 나왔다.

그는 "육사 임관 후 계급 정년이 있어 승진을 위해 무조건적으로 경쟁해야 하는 군 분위기가 부담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이 씨는 "서른이 되고 군인을 그만두면서 원론적인 고민을 많이 했었다. 한때 수녀가 되고 싶은 적도 있어서 수녀원에 들어갈까 했지만 서른이 넘으면 수녀가 될 수 없더라"면서 "결국 2010년에 울산시 9급 공무원 시험을 봐서 임용됐다"고 전했다.

이 씨는 서울 출생이지만 중·고교 시절을 울산에서 보냈다. 울산시에 임용된 지 4개월 만에 이 씨는 일을 그만두고 서울에 있는 한 수녀원에서 1년간 살기도 했다.

그는 "이후 여전히 공직에 뜻이 있어서 남동생이 살고 있는 부산시에서 공무원에 재도전했고 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남녀 비율이 동등한 조직에서 일하게 돼 기쁘고 즐겁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한편 김 씨는 아버지 김동호 영도구청 복지사업과장과 함께 영도에서 근무하게 됐다.

지난해 1월 불의의 사고로 허리를 다쳐 척추장애 4급, 하지장애 3급 판정을 받았지만 요양병원에서 1년간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

김 씨는 "전에는 몰랐는데 사고 이후 일어나지도 못 하고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아버지가 훌륭한 삶을 살아오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낮에는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고 밤에는 병원 복도에 판자로 책상을 만들어놓고 공부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전에는 아쉬워하는 시간이 많았는데 지나간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아쉬워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다. '사고가 나지 않았더라면' 같은 가정은 하지 않으려 노력했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더니 이렇게 공무원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이 씨는 두 번째 9급 공무원 시험을 한 달 만에, 김 씨는 1년 만에 합격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김 씨는 "한 번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었으면 뒤돌아보지 말고 가능성을 믿고 끝까지 매진한 것이 합격 비결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