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인사협약 위반, 정실 낙하산 인사...노조 탄압 비난

구자환 기자

김태호 경남도지사와의 갈등을 빚고 있는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도본부가 도청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공무원노조 경남도본부 소속 각 지부가 도시사의 인사협약 무시와 낙하산인사에 대해 항의하며 천막농성에 들어가 있는 상태.

△천막농성에 들어간 공무원노조 경남도본부 ⓒ구자환

천막농성장에서 만난 경남도본부 관계자는 김태호 경남도지사의 인사협약 무시에 대해, 강한 어조로 규탄했다.

2004년 경남도지사가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전 직원의 98%가 가입한 조직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말하고, "법외단체에 대한 진일보한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 도지사가 지금까지 한 번도 인사협약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김 지사가) 최근 들어 불법단체와 대화할 수 없다며 공무원노조 사무실을 비우라는 등의 공무원노조 탄압에 나서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사람을 대상으로 정실 낙하산 인사를 단행했다고 분개했다.

그는 "업무에 대한 능력보다 줄서기를 잘 하면 승진이 되다면 공무원들이 일보다는 줄서기에 나서게 된다"며 "공무원들의 모든 비리는 인사에서 나오는데, 공직사회가 바로 서려면 인사가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경남도의 시군 교류인사는 예전부터 성행해 왔다고 말하고, 무려 20%정도에 달하는 낙하산 시군교류인사가 이루어지는 바람에, 시군에서 일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승진이 제한되고 이로서 승진의 기회마저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지사규탄 기자회견 ⓒ공무원노조 경남도본부

△삭발로 결의를 다지고 있는 공무원노조 ⓒ공무원노조 경남도본부

이에 앞서 전국공무원노조 경남도본부는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태호 경남도지사가 공무원노조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며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직권남용 혐의로 도지사와 부지사, 그리고 자치행정국장과 총무과장에 대한 고발장을 창원지방 검찰청에 접수했다.

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낙하산 인사가 있을 때 마다 도청직원에게 승진자리를 빼앗긴 시군직원들은 절망과 분노로 울어야만 했고, 도와 시군의 인사 갈등은 폭발직전까지 이르렀다"며, 이러한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고자 인사협약을 맺었으나, 도청의 권위주의와 도지사의 무성의한 태도에 의해, 단 한 번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경남도지사의 민선4기 첫 인사 때부터 인사협약을 반드시 지켜줄 것을 3차례의 공문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적으로 요구했지만, 도지사는 협약을 어긴 것에 머물지 않고 오히려 도지사 선거참모들에게 고위공직을 선물하는 정실인사를 단행했다고 비난했다.

공무원노조가 밝힌 경남도지사의 정실낙하산 인사는 자신의 비서실장을 진해시 부시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승진소요 최저연수를 위반했다는 것과, 출자 출원기관장들에 대해 일괄사표를 쓰게 한 후 전무특보 안 모 씨를 경남발전연구원장에 임명한 것, 그리고 특보단 간사 백 모씨를 경남개발공사 사업이사에 임명했다는 것 등이다.

공무원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누가 도민을 위해 더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했느냐에 따라 승진과 배치전환을 하는 실적주의 인사를 한 것이 아니라, 누가 도지사 만들기에 더 많은 선거운동을 했느냐에 따라 경남의 공직을 전리품처럼 나누어 주는 논공행상식 인사를 단행했다."며 경남도지사를 강하게 비난했다.

공무원노조는 7월 18일 정유근 경남도본부장이 삭발을 한데 이어 오늘 부본부장 3인이 다시 삭발을 하며 결의를 다졌다. 또, 전국공무원노조 총궐기대회가 예정된 9월 9일에는 소속 전 지부장들이 삭발을 하며 공무원노조에 대한 탄압에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