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를 비롯한 일선 구군과 공무원 노조 간의 대립국면이 고조되고 있다. 부산시 등 자치단체는 이달말까지 법외단체인 노조를 합법화하지 않을 경우 노조 사무실을 폐쇄한다는 내용의 계고장을 지난주 일제히 노조에 전달했다. 이에 공무원 노조는 "노조말살 조치"라며 즉각 거부,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 22일 '법외단체인 노조를 합법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오는 31일 시청사내에 있는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와 부산시지부 사무실을 폐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1차 계고장을 노조 측에 통보했다고 27일 밝혔다. 16개 구·군 역시 부산시와 같은 조치를 취했다. 부산시와 구·군의 이 같은 조치는 행정자치부가 현재 법외단체인 전국공무원노조의 사무실을 오는 31일까지 폐쇄하라는 지침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공무원 노조의 입장은 강경하다. 법외단체인 전국공무원노조 소속인 부산시와 구군지부는 현재 공무원 노조와 관련한 법에 독소조항이 많다며 합법화를 거부하고 있다. 부산시지부 박진서 사무국장은 "구·군의 6급 공무원의 노조가입이 허용되지 않는 등 현행법은 단결권조차 보장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법 개정을 합법전환의 전제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부산지역 공무원 노조 합법화 문제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것은 강성으로 분류되는 부산지역본부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시청사 내에 있다는 사실이다. 부산시지부의 입장과 별도로 법외단체로 사무실을 계속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한 부산시의 입장도 단호하다. 행자부가 법외단체인 공무원 노조 사무실을 폐쇄하지 않는 자치단체에 대해선 행·재정적인 불이익을 주겠다는 지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교부금 삭감 방침을 사실상 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만약 부산시가 사무실 강제 폐쇄에 나설 땐 물리적 충돌이 불가피하다. 현재 부산시청 1500여 명을 비롯해 부산지역 공무원노조에는 1만2000여 명이 가입해 있어 여파가 만만찮다. 때문에 노조 측이 이번주 초 조합원을 상대로 합법화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에 양측 모두 촉각이 곤두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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