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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8월29일

수첩 홈페이지: - 조회 : 344

MBC PD 수첩 - 축복인가 재앙인가?

8/22(화) MBC PD수첩 - 반환되는 미군기지, 축복인가 재앙인가?

[PD 수첩 방송내용 요약]

미국은 이미 짜놓은 각본대로 진행 중?
우리 정부, 알고도 모르는 척, 모르는 게 약?!

지난 7월 14일. 한미 양국은 15개의 미군기지 반환에 합의했다. 2011년까지 총 59개 기지를 반환키로 한 계획의 공식적인 첫 스타트를 끊은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이 50년간 사용했던 미군기지의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를 제대로 정화하지 않고 한국에 반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심각한 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실태와 이면합의 의혹?

지난 7월 24일 환경부가 국회 상임위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반환키로 합의한 15개 기지 대부분이 기름과 중금속에 심하게 오염돼 있었고(국내 환경오염 기준치의 수십, 수백 배), 반환키로 예정된 나머지 기지들도 오염돼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제대로 정화하려면 수천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과연 오염치유
비용은 누가 댈 것인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환경오염 치유비용은 절대 부담하지 않는다는 미국 정부의 원칙

전 세계에 방대한 미군 기지를 운영하고 있는 미국 정부는 환경오염 치유비용은 절
대 부담하지 않는다는 내부 원칙이 있다. 실제로 파나마, 푸에르토리코, 필리핀 등지에서 미군 기지로 인한 환경오염문제가 불거졌지만 절대 치유비용을 부담한 적이 없었다. 독일과 캐나다에서 일부 환경오염 치유비용을 미군이 부담한 적이 있었지만, 이 경우도 예외적인 경우일 뿐 일반화되는 것을 꺼려해 왔다.

한국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미국은 반환되는 주한미군기지의 환경오염 치유비용문제와 관련 SOFA에 합의된 “원상회복 의무 면제 조항”을 들어 줄기차게 비용 부담을 거부해왔다.

▣ 환경오염 치유비용의 진실?

미국은 KISE, 즉 ‘인체에 심각한 위협을 초래하는 공지의 환경오염’말고는 치유할
수 없다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다.

그리고 “반환되는 주한미군기지에 현재 KISE로 단정할 만한 환경오염이 없으므로
치유할 것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2006년 8월 현재 환경조사가 끝난 미군 기지는 모두 29곳. 이 중 15곳이 반환 합의된 상태다. 국방부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29개 반환기지의 환경치유를 위해 442억 원에 달하는 돈을 투입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돈은 토양오염과 지하수 오염 치유를 위해 투입된 비용이 아니었다.

이 돈은 협상과정에서 미국이 추가로 약속한 지하저장 유류탱크 제거, 유해물질 제
거와 같은 오염원 제거에만 들어간 비용이었다.

지난 7월 15일자로 반환된 미군기지는 고작 132만 평에 불과하다. 앞으로 수천만 평에 달하는 기지들이 남아 있다. 지금 반환협상에서 나쁜 선례를 남길 경우 나머지 기지들의 반환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과연 해법은 없는지 [PD 수첩]이 모색해본다.

환경부의 환경오염 조사결과, 기름 오염 정도를 나타내는 석유계총탄화수소는 우려 기준치를 4배 이상 초과했고, 납 오염 평균치도 역시 우려 기준치를 4배를 넘겼다.

기지별로는 춘천 캠프 페이지 기지의 유류 오염도가 우려 기준치를 1백배 이상 초과했고, 납 오염도는 파주 텍사스 사격장이 우려 기준치를 150배를 넘겼다.

중금속은 토양내에 유입되면 장기간 축적되고 농작물의 생육을 저해하고 지하수 오염과 먹이연쇄를 통하여 직간접적으로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준다.

납은 근육마비, 뇌손상, 신경마비 등을, 카드뮴은 이따이따이병 등을 일으키는 무서운 중금속이다.

수질 오염 조사 결과, TPH, 페놀, 벤젠, 테트라클로에틸렌(PCE), 크실렌 등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캠프 하우즈 기지의 경우, 페놀이 기준치(0.005㎎/ℓ)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100배가 훨씬 넘는 최대 0.353㎎/ℓ까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페놀은 모두 독성이 강하며 대부분 발암성이다. 벤젠은 중독성이 있으며 두통, 현기증, 피로감, 방향감각 상실, 식욕감퇴 같은 증세와 재생불능성 빈혈과 백혈병의 원인이 된다.

또한 PCE는 발암성물질이며, 크실렌은 눈, 코, 목 등 기관지를 자극하며, 현기증과 구토증세를 일으킨다.

강원도 캠프 페이지의 경우, 과거 핵배낭 저장 시설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랜드미사일 등이 배치됐던 곳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방사능 오염 조사를 벌인바 있지만, 아직 그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최 성 국회의원은 "주한미군이 지난 1958년부터 1991년까지 서울 용산, 도봉산, 평택 공군기지, 춘천 등 남한내 16개 곳에 11종류의 핵무기시스템을 배치했거나 배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987년 공개된 `핵무기 사고대책단' 자료에 따르면 동두천, 의정부, 대구, 부산, 광주, 군산, 송탄, 수원, 용산 등 14곳의 미군 기지 시설내에 알파(α) 베타(β) 감마(γ) 방사능 감지장치가 있었으며 특히 의정부의 캠프 에세이온스, 캠프 레드 클아우드와 대구 캠프 헨리 및 용산기지 2곳에는 트리튬(삼중수소) 감지장치가 존재했다"고 폭로했다.

54년간 미군 공군 폭격장으로 쓰였던 매향리 농섬. 납이 전국 평균치의 988배나 되고 카드뮴과 구리 또한 전국 평균치보다 각각 54.6배, 17.1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섬의 오염은 1.2km 떨어진 마을과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예상된다.(서울신문 발표)

농섬과 그 주변은 불발탄을 비롯한 폭격 잔해물들이 즐비하다. 1994년 폐쇄된 하와이 카올라웨(Kaho'olawe) 사격장은 포탄의 70%를 제거하는 데에만 무려 10년이 걸렸으며, 2003년 폐쇄된 푸에르토리코 비에케스(Vieques)의 미 훈련장 오염 정화는 최소 20~30년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매향리는 아직 정확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오만하고 뻔뻔한 미군의 태도 때문이다. 지긋지긋한 미군 폭격장 폭음과 싸워왔던 매향리 주민들이 이제는 중금속 오염과의 힘든 싸움을 해야만 한다.

경기도 파주, 미2사단 예하부대가 주둔했던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화학성 쓰레기, 철골제 함석과 드럼통, 각종 철골이 흉물스런 모습으로 매립되어 있다.

이 일대의 개울로 검붉은 녹물이 흐르고 있다. 특히, 토양에서 스며나오는 두꺼운 검은색띠의 기름은 심한 악취를 뿜어내며 개울로 흘러들어 간다.

지역주민들은 토양에서 흘러나오는 이 기름을 '루삥'이라고 주장한다. 루삥에는 석면이라는 환경오염물질이 들어 있다. 이 석면은 1급 발암물질 27종 중 하나다.

이 개울은 임진강으로 흘러들어가, 24만 파주시민의 상수원은 물론 1천만 서울시민이 사용하는 한강으로 합수된다.

1968년과 1969년에 걸쳐 DMZ 일대(총 2200만평)에 고엽제가 뿌려졌다. 특히 강원도 양구, 철원계곡 그리고 미2사단 주둔지역에 집중 살포되었다. DMZ 일대 고엽제 살포지역에 대한 역학조사는커녕 미2사단 주둔지역에 대한 실태조사도 진행되지 않았다. (주한미군 사령부 '최종보고 초목관리계획 CY 68 비밀보고서)

서울은 독극물 무단방류,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킨 용산미군기지가 있으며, 경기북부지역과 강원도 춘천, 태백산의 반환미군기지에서 흘러나온 오염물질은 각각 임진강과 소양강을 오염시키고 한강과 합수된다. 과연 1천만 서울시민이 마시고 있는 한강은 안전한가?

1991년 필리핀 주둔 미군은 환경오염에 대한 어떠한 정화나 보상없이 철수했다. 15년이 지난 지금 필리핀 사람들은 무서운 환경재앙으로 신음하고 있다. 필리핀 사람들은 한국은 아직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필리핀의 반환미군기지는 핵폐기물, 열화우라늄탄, 석유계총탄화수소(TPH), 살충제, 제초제, 폴리염화비페닐(PCB), 고엽제 및 불발 포탄 등으로 토양, 지하수, 대기 등 거의 모든 곳이 오염되었다.

주민들 중 20세에서 50세 사이의 여성들은 생식기, 신경계통 및 신장상 질병을 앓고 있고 절반이상의 아동이 먼지로 인한 호흡곤란과 오염된 식수로 인해 건강상태가 좋지 못하다.

수비크만의 경우, 독성 폐기물 오염으로 인해 백혈병, 암, 심장질환, 돌연사 등 각종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296명, 사망자가 224명으로 나타났고, 독극 폐기물 오염으로 피해자는 총 1934명(환자 1120명, 사망자 814명)에 달했다. (필리핀 미군기지정화위원회가 조사한 자료)

클라크의 경우, 환경오염으로 반환미군기지의 개발이 중단된 상태다. 확인된 환경 오염 지역의 복구에만 1조2000여억원의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곳 반환미군기지 환경오염 정화 비용이 약 5,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1년까지 반환되는 60여곳의 반환기지의 정화 비용을 추산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액수가 될 것이다.

또한 고엽제 살포, 방사능 오염 등을 포함해 정밀한 실태조사를 하면 이보다 훤씬 많은 정화 비용이 산출될 것이다.

환경부가 작성하여 NSC(국가안전보장회의)에 보고한 보고서에 따르면 용산 기지 정화 비용만 해도 대략 1,000억 원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 한다.

필리핀 클라크의 경우만 하더라도 확인된 환경 오염 지역의 복구에만 1조 2000여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파렴치한 주한미군은 뻔뻔하게도 환경오염 치유에 대한 책임과 비용을 회피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오염실태도 심각하지만, 더 큰 문제는 환경오염 실태에 대한 ‘정보접근’이 아예 차단돼 있어 정확한 실상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는 국정감사에서도 자료를 열람만 가능하게 했다. 미국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은 주둔지에서 발견된 오염은 급박하지 않기 때문에 정화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태다. 미군 지하연료탱크 제거 등 8개 항목만 책임을 지겠다고 한다.

한국 정부는 눈속임을 시도 하고 있다. 미국 쪽에서 우리의 요구조건을 수용할 경우, ‘양보 고려 가능 방안’으로 △2006년 방위비 분담금 협의 때 타명목 비용증액 지원 △용산기지 이전사업 때 한국 쪽 비용분담 사업 비율 확대 등을 검토했다. (환경부 "반환예정 미군기지 환경오염 조사 후속 쟁점사항 및 향후 대책" 문서)

"주한미군을 환경 파수꾼으로 불러달라, 미군은 자발적으로 수백만달러를 들여 주한미군 기지 땅 밑에 묻혀있는 연료탱크를 제거했다." (리언 라포트 주한미군 전 사령관)

"우리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미군은 전례가 없는 성의를 보이고 있습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의 국회 국방위 답변)

일본군과 미군에게 세 번씩이나 쫓겨나서 맨주먹으로 일군 대추리, 도두리 마을은 태풍과 가뭄 피해가 전혀 없고, 토질이 우량하여 미질이 좋은 특등품 쌀만 생산되며, 병충해도 적다.

또한 미꾸라지, 우렁, 부엉 등이 많고, 들에는 냉이, 쑥, 씀바귀, 방구쟁이, 고들빼기 등이 자생하는 청정지역이다.

대추리 마을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24호인 솔부엉이가, 팽성읍 일대에는 천연기념물 솔부엉이, 황조롱이, 원앙, 소쩍새, 고니, 참매와 환경부 지정 보호야생동물인 뜸부기, 말똥가리, 큰기러기, 맹꽁이, 국제자연보호연맹의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가창오리 등이 서식하고 있다.

더불어 대투리에는 청동기 및 삼국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토기 파편이 대량 출토되고 있어 문화재로 보호되어야 할 지역이다.

주한미군은 반환기지를 마음대로 더럽히고 공포와 죽음의 땅으로 만들어 놓고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으면서 또다시 평택 땅 349만평의 옥토를 다시 빼앗으려 하고 있다. 더군다나 전쟁기지, 침략기지를 만들기 위해서다. 우리는 더이상 야만적인 주한미군에게 생명과 평화의 우리 땅을 빼앗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