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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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8월29일

ILO 홈페이지: - 조회 : 347

ILO 사무총장 “한국 노사관계, 경제발전 못따라가”

ILO 사무총장 “한국 노사관계, 경제발전 못따라가”

후안 소마비아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한국은 놀라운 경제발전과 비교해 한국의 노사관계는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이는 한국이 오랜 기간 독재정권을 겪어, 정부와 사용자들이 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기존 관행처럼 여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달 29일부터 내달 1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 4차 ILO 아시아 태평양 지역 총회(ARM)’ 참석을 위해 내한한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26일 오전 민주노총을 방문해,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과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 등 양대노총 대표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소마비아 사무총장이 전날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면담을 갖은 뒤, 노동계 대표들과 면담 자리를 요청해 26일 오전 민주노총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ILO가 한국 노동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은 것에 감사하다”면서 “그러나 아직도 한국 정부는 공무원노조 노동권보장 등 ILO 권고 사항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은 “ILO가 한국 정부에 대해서 수차례 권고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번 내한을 계기로 한국 정부가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 등을 환기하고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이번 만남을 통해 한국 노동계 대표들의 입장과 의견을 듣고, ILO가 어떤 점에서 도움이 될지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 “정부·사용자, 노조 대하는 태도 바꿔야”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수차례 ILO 권고에도 ‘공무원노조 탄압·특수고용직 문제·건설노동자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국이 과거에 독재정권을 경험했고, 정부와 경찰이 현재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이를 지속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독재정권 아래 사용자들은 노동기본권 보장과 노동자들과 협상에 익숙치 않았다”면서 “이런 점은 기업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기업을 하는데 익숙해져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사용자들은 노조가 중요하고 결사의 자유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사용자들이 노조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전 세계적으로 세계화가 진행되는 추세로, 세계화는 자본보다 노동의 희생을 강요하는 부분이 많다”면서 “한국 노동운동은 과거 군사독재로 인한 경험에다 세계화라는 이중고를 겪는 특별한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 “노조는 단결·통합으로 한 목소리 내야”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한국 양대노총이 협상과 시위의 균형을 찾아야 하고, 항상 최선책을 찾아 노동자 이익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며 노동계 대표자들에 대한 애정 어린 충고의 말을 이어갔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칠레에서 17년 동안 독재정권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경험을 예로 들며 “칠레에서 민주주의국가를 수립하는데 17년이나 걸린 이유는 민주화운동을 펼치는 진영에서조차 서로 이견이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끼리 이견이 생기면 이는 독재에 유리한 상황이 되는 것처럼 노조도 서로 단결하고 협력해야 하고 이견을 보이지 말아야만 정부에 대응할 수 있는 협상력이 생긴다”고 충고했다.

그는 “어떤 정부나 사용자단체도 노동자들이 통합하면 협상 자리에서 의견을 듣지 않을 수 없다”며 “정부나 사용자 측이 노동자들의 이견을 악용하고 있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총 조준호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공무원노조·특수고용직·건설노동자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한국 정부가 국제적인 노동기준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ILO 권고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소마비아 총장은 공무원노조에 대해서 “공무원 노조는 명백히 보장받아야 하는 것으로, 공무원들이 어느 정도는 단체행동권을 제한 받을 수 있다고 해도 단결권마저 보장받지 못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특수고용직이 늘어나고 이들이 노동자로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소마비아 총장은 “특수고용직 문제는 ILO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문제”라면서 “한국 정부가 이제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매커니즘을 수립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마비아 사무총장은 또한, 포항건설노조 고 하중근 씨가 경찰폭력에 사망한 사건을 전해 듣고 “행자부나 경찰이 기존 관행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뒤, “합법적인 집회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경찰이 폭력시위나 평화시위를 구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ILO 진상조사단 28일, 한국 노동권보실태조사 결과 발표”
한편, ILO는 29일부터 열릴 아태총회(ARM) 한국 개최를 앞두고, 한국의 노동기본권 보장 현황에 대한 조사를 펼치고 있다.

세계적인 노동단체 대표 19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지난 24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지난 3월 ILO 결사자유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권고한 △공무원노동자 노동기본권 △지역건설노동자 노동기본권 △특수고용노동자를 포함한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기본권에 대한 보장과 이행 현황에 대해 현장 조사 등을 펼치고 있다.

진상조사단은 이 결과를 28일 정오 부산 벡스코 앞에서 발표하고, 한국 정부에 ILO 권고와 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

- CNBNEWS 오재현 기자 www.cn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