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동기구(ILO) 조사단, 한국노동권 조사
“정부, 노동 기준·기본권 후퇴시켜”
김종창 기자 kim7jc@yahoo.co.kr
ILO 국제노동계 조사단이 28일 한국정부가 ILO 권고에도 오히려 노동기준과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아·태지역 노·사·정 대표들이 ‘아시아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열리는 제14차 국제노동기구(ILO)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를 앞두고 민주노총의 요구로 ILO 국제노동계 조사단은 한국의 노동기본권 보장에 대해 현황을 조사한 뒤 이날 부산 벡스코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서 한스 엥겔베르츠 국제공공노련(PIS)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를 위해 지난 24일 공무원노조 경기도청지부를 방문, 노동조합 사무실 존재여부를 확인하고자 했으나 조사단의 도청출입을 막았고, 농촌진흥청 노조 간부들은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징계위협에 처해 있음을 확인했다”며 “불법적인 파견을 비롯해 개인에 대한 손배, 조합원 전원 해고 등 ILO 권고사항에서 지적한 노동기본권이 보장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현재 대구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대구지역 건설노조 간부와의 면회를 통해 실질적인 사용자인 원청과의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노조의 노력을 ‘공갈협박’으로 몰아가는 정부의 태도를 확인했다”고 지적하고,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의 경우 불법적인 파견이 확인됐음에도 사측은 노조와 전혀 성실한 대화를 회피, 오히려 감시와 폭력을 행사하고 있음이 폭로됐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7월 포항건설 노조원의 부인이 집회과정에서 경찰폭행으로 유산된 사건과 관련, 노무현 대통령의 공식사과와 함께 이 사건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발란 나이르 국제건설목공노련(BWI) 아·태지역 사무총장은 “한국정부가 즉각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 모든 책임을 지고 구속된 한국의 많은 노동자들을 석방하고 분명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에 와서 경찰의 과잉진압 과정에서 노동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하중근씨를 죽인 핵심관계자는 반드시 발견해서 처벌하고 하루빨리 한국노동자들의 노동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조사단은 ILO 아태지역총회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도 최은민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포함, 100명 이상의 구속자가 발생하고, 경찰 폭력에 의해 건설 조합원이 사망한 사건 등 노조활동을 이유로 인신 구속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사실과 10차례 넘게 ILO 결사의자유위원회 권고에도 정부가 이행하기는커녕 오히려 노동기준과 노동기본권을 후퇴시키고 있어 이 같은 현실을 직접 조사하기 위해 구성됐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노동계조사단은 국제자유노련(ICFTU)을 비롯해 ILO노동자그룹, OECD노동조합자문위원회, 국제공공노련 한스 엥겔베르츠 사무총장, 발란 나이르 국제건설목공노련 아태지역 사무총장, 국제금속노련 등 주요 국제노동조직 대표자들로 구성됐으며, 지난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공무원노조 경기도청지부와 공공연맹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방문과 구속자의 면담을 통해 진상조사 작업을 해 왔다.
2006년 0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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