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서울시에 대한 정부 합동감사를 앞두고 28일 열린 행정자치부의 예비감사 과정에서 경찰력까지 동원돼 파문이 일고 있다.

행자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행자부 직원 13명이 이날 오전 10시쯤 시청 별관 감사담당관실을 방문해 다음달 예정된 정부합동감사의 예비감사 명목으로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정부는 다음달 14∼27일 서울시를 상대로 행자부, 건설교통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 5개 기관 합동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은 자료 제출과 함께 감사장 설치를 요구해 이를 거부하는 서울시 직원과 장시간 승강이를 벌였으나 몸싸움 등 실력행사는 없었다. 더구나 이날 오전 9시쯤 시청 별관 감사과 주위에는 경찰 수십명이 배치됐다가 시의 항의를 받고 1시간 만인 10시쯤 모두 철수했다.

시는 “보통 1∼2명이 오는 예비감사에 13명의 대대적인 인력을 동원한 데다 경찰력까지 배치해 강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강력 반발했다.

서울시 직장협의회도 정부합동감사반과 면담을 갖고 중복감사의 문제점과 경찰 병력의 일방적인 배치 등에 대해 항의했다.

이에 대해 관할서인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서울시 공무원노조가 행자부의 서울시 감사를 막는다는 첩보가 접수돼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병력을 배치한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앞서 지난 18일 행자부에 “오세훈 시장이 7월 취임해 각종 업무 파악으로 바쁜 데다 시정 운영 4개년계획 수립 등 과다한 업무에 시달린다”며 정부합동감사를 내년 2월로 연기해줄 것을 요청했다.

시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행자부가 감사일정을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용산민족공원 조성 등을 둘러싸고 정부와 시가 갈등을 빚고 있는 데 따른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행자부 직원들이 예비감사를 하러 간다는 사실을 안 경찰 측이 시 공무원노조와의 마찰을 우려해 병력을 파견한 것”이라며 “행자부는 경찰에 병력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준모·신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