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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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8월30일

보건소 홈페이지: - 조회 : 344

보건복지부는 제발 정신좀 차려라!!

수신자 : X01~X00(보건소)
제목 : 보건소운영 관련 협조 요청

1. 보건복지부 보건정책팀-5347(2006.8.23)호와 관련입니다.

2. 지역보건법 제20조(보고 등), 지방공무원복무규정 제3조(근무시간 등의 변경), 토요진료체계유지방안(보건위생과-12297(2005.8.8)에 근거하여,

3. 정부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출산장려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바, 직장에 다니는 임산부를 위하여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임신관련 보건의료서비스(풍진검사, 초음파검사, 기형아검사, 임신관련교육, 예방접종 등)의 혜택을 주고자 2006년 9월부터 아래와 같이 휴일 진료를 실시토록 하니,

4. 구.군 보건소에서는 진료계획을 수립하여 2006.8.30(수)까지 제출하여 주시고 9월부터 진료가 개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가. 주 1회 야간진료 실시
○ 야간진료 시간 : 18:00～21:00
○ 진료범위 : 평상시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모든 진료업무
나. 월1회 토요일 오전 진료 실시 : 『직장 임신여성 건강의 날』로 운영
○ 실시시기 : 매월 4째 주 토요일 09:00～13:00
○ 제공범위 : 산전검사, 예방접종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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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 뉴스에서 한 임산부가 나와서 “직장 다니느라 평일에는 시간이 없고 토요일에 보건소에서 검진 및 혜택을 받고 싶은데 여기도 관공서라서 근무를 안 하니까 불편하기 짝이 없다. 근무해서 국민에게 편의를 제공해라” 라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얘기를 하였다.
그러더니 며칠전에 덜컥 내려온 공문은 위와 같다.
미치겠다.
보건복지부의 정책 담당자의 두뇌구조에 심각한 결함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무식하고 글 주변도 없지만 열 받은 이상 생각나는 대로 함 적어본다.

첫째, 주5일제라는 것은 일주일에 5일 근무하고 2일은 휴일인 것이다.
뉴스에 나왔던 임산부의 논리대로라면 주5일제를 시행하지 않던 과거에는 보통 직장인이 토요일까지 근무했으니까 공무원은 일요일도 나와서 근무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는가?
국민의 편의라는 위의 논리에 따르자면 모든 관공서가 24시간 근무하여 국민 한사람이라도 서류 발급을 원한다면 발급해 줄 수 있는 체계로 바뀌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둘째, 작금의 심각한 저출산화 현상이 보건소 직원이 토요일에 일을 안 함으로 인해 기인되었는가?
모두들 알고 있는 바대로 그동안의 교육정책, 육아정책 등 국가의 대계라고 할 수 있는 정책의 치명적 오류 덕분이다.
핵심이 여긴데 보건소에서 한달에 한번 토요일에 근무하고, 일주일에 하루 야간 진료하는 것이 무슨 효과가 있다는 건지 암만 머리를 굴려 봐도 알 수가 없다.

셋째, 굳이 임산부의 의료 서비스를 위하여 휴일이나 야간에 보건소를 가동할 필요가 없다.
동네마다 들어서 있던 산부인과가 거의 다 문 닫았다고 한다.
이유야 저출산화 때문에 환자가 없어서인데 국가에서 이들에게 임산부를 대상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게 하고 어느 정도의 지원을 해주면 상부상조가 된다.
그 비용은 전국적으로 약 3천명 정도의 보건소 공무원이 주말이나 야간에 쓸데없이 남아서 허비하는 시간외 수당, 밥값, 전기이용료, 기름값(겨울 난방), 그 외 자녀 양육문제, 주말에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문제 등에 비하면 ‘새발의 피’인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 할 때에는 그것이 시행되므로 해서 국민 대다수에게 이익이 돌아가고 비용보다는 효과가 클 때만이 올바른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제도를 시행해서 어떤 득과 실이 있을 것인지 차분히 따져보고 ‘저출산화 대책’ 문제는 다른 방향에서 접근 되어야 한다는 점을 결론으로 강조하는 바이다.

더 할 말은 많지만 이만 줄이며 전국의 보건소 직원에게, 또 조합에 요구한다.

첫째, 보건소에 근무하는 공무원이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강하게 반발하라.

둘째, 보건소의 소장, 과장은 복지부에 성과가 전혀 없는, 가식적이고 전시행정의 새로운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위 정책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신중히 고려해줄 것을 요청하라.

셋째, 조합은 일만이 넘는 보건소 조합원에게 불이익이 되는 이 정책을 노동조합의 이름으로 거부하라.
성명서, 복지부의 항의방문, 천막, 연좌농성 등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모든 액션을 보여 달라.

이들을 열성조합원으로 만들지 완전히 등 돌리게 만들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