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전국 지방자치단체 248곳 가운데 60%가 넘는 151곳에서 지자체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노조사무실 폐쇄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다.

이달 말까지 불법단체인 전공노 사무실을 폐쇄하라는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전공노가 지자체별로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전공노 지부는 "지자체가 강제 철거에 나설 경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력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혀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노조 사무실 폐쇄 강행=29일 행자부와 각 시·도에 따르면 이달말까지 불법단체인 노조를 합법화하지 않을 경우 노조 사무실을 폐쇄한다는 내용의 계고장이 일제히 전공노 각 지부에 전달됐다.

부산시는 31일 '시 청사내에 있는 전공노 부산본부와 부산시지부 사무실을 폐쇄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계고장을 노조측에 보냈다.

경남도는 30일 오후 4시에 전공노 경남본부 사무실을 폐쇄키로 하고 노조측에 사무실 폐쇄 행정대집행 영장을 전달했다. 경북도는 31일까지 사무실을 폐쇄하지 않을 경우 9월 중에 행정대집행을 단행할 방침이며 전공노 소속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각종 표창이나 해외연수 등에 불이익을 줄 계획이다.

제주도와 전남 순천시도 31일까지 청사에 입주한 전공노 사무실을 폐쇄하지 않을 경우 강제철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행자부가 불법단체인 공무원 노조 사무실을 폐쇄하지 않는 자치단체에 대해 교부금 삭감 등 행정·재정적 불이익을 주겠다는 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전공노 사무실 폐쇄 거부=그러나 전공노는 "현재 공무원 노조와 관련된 법에 독소조항이 많다"며 합법화와 사무실 폐쇄를 거부하고 있다. 일선 구·군의 6급 공무원의 노조가입이 허용되지 않는 등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는 단결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만큼 합법화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전공노 경남본부는 2004년 보궐선거로 취임한 김태호 지사가 전공노를 인정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인사전횡 등을 일삼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지자체와 갈등을 빚고 있는 전공노 지부는 대전시를 제외한 15개 광역 시·도 지자체 151곳이다. 이 중 경남 진주시 지부 등 20개 시·군 전공노 노조원은 각 지자체 청사 앞에서 이날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서울에서는 서초·은평·동대문·중랑을 제외한 21곳에서 갈등을 빚고 있다.

전공노 관계자는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자부 지침을 내세워 전공노 사무실을 폐쇄하려는 것은 대화보다는 갈등을 조장해 노사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려는 처사"라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총력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말했다.

전국종합,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