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폭력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에게 가스총과 전기충격기를 지급하겠다는 경남 김해시의 '사회복지담당공무원 사기진작 종합대책'에 대한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복지수급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낙인조치라는 지적과 함께 민원인과 공무원 간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한 미봉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빈곤사회연대·기초법개정공동행동·인권운동사랑방 등 시민·사회·인권단체들은 지난 19일 김해시에 개인 호신장비 지급 철회를 요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이들은 공개질의서를 통해 "사회복지공무원의 업무과중과 민원에 따른 위해상황은 공감하지만 가스총·전기충격기 지급은 민원인 및 복지수급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인식하는 차별의식이 반영된 것"이라며 호신장비 지급 철회를 촉구했다.
단체들은 현재 사회복지담당 공무원들이 겪고 있는 위기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복지제도 개선 및 인력확충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잘못된 복지제도로 공무원과 민원인들 간 지속적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가 복지수급자들의 소득 등 정보를 파악해 복지체계를 효율화하겠다는 이유로 도입한 사회복지통합전산망 '행복e음'으로 인해 2010~2011년 기초생활수급자 41만3천754명의 수급권이 박탈됐다. 일시적인 소득이나 실제 부양여부와 관계없는 부양의무자의 소득 증가, 잘못된 소득 신고로 수급권을 빼앗기거나 급여삭감을 당한 이들은 주민센터에 모든 불만을 풀어냈다. 이 과정에서 폭력사건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해 4월에는 경기도 성남시 한 구청 사회복지 공무원이 기초수급비 20만원이 삭감된 이유를 설명하던 중 수급권자의 아들로부터 칼에 찔리는 사건이 일어났다. 그해 5월 김해시 진영읍 사무소에서는 생계비 감소 등을 항의하던 민원인이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단체들은 "전산망 조회만을 통해 일순간에 복지 수급권을 박탈하고, 이에 대한 민원들을 주민센터 일선 공무원들이 모두 감당하도록 하는 복지행정이 오늘날의 사태를 만들었다"며 "이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 없이 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가스총과 전기충격기로 다스리라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해시는 지난 10일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에게 가스총과 전기충격기 등 호신장구를 지급하고, 모든 읍·면·동사무소에 CCTV 설치와 인근 경찰 지구대와 연결된 비상벨 등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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