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부는 2013년도 정부조직관리지침을 폐기하라
안전행정부는 지난 4월 ‘2013년 정부조직관리지침’을 중앙부처에 시달했다. 범정부 통합 정원제와 성과중심으로 책임운영기관을 확대하며, 정부기관의 법인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행정서비스의 민간위탁을 확대·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조직관리지침은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정부인력 운용계획으로 향후 5년간 5%의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공무원 수를 감축해서 국민들의 인기를 얻겠다는 대통령들의 생각이 임기를 마치고 나면 실패로 돌아간 사례가 한두번이 아니다. 그로 인해 정원이 감축되고 업무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힘없는 부처와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전가되어왔다.
공직사회가 총액인건비제의 폐해로 늘어나는 업무량에 따른 인력충원이 되지 않아 하위직 공무원들의 자살이 확대되고, 직종과 직렬 직급상하를 가리지 않고 암 등 각종 질병으로 사망하는 공무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총액인건비제를 통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훼손하고 하위직공무원들의 인사적체와 노동강도를 강화시킨 우를 범한 정부가 이제는 중앙부처까지 부처 자율권 마저 훼손하려고 하고 있다. 부처 스스로 인력감축과 구조조정 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부가 통합정원을 가지고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인데 정부는 먼저 현재 대한민국의 공무원수와 OECD국가의 공무원수를 비교해 보고 판단해야 한다.
이번 정부조직관리지침의 속내는 불보듯 뻔하다. 국정과제의 성공적 추진을 지원하는 인력운영을 하겠다고 하고 있지만 경찰 2만명 증원과 교육서비스를 OECD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대통령의 공약을 범정부통합정원 5%로 메꾸겠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일반행정 인력을 감축해서 공안분야 인력을 늘리겠다는 발상이다.
지난 1997년(IMF 직전) 대비 공무원 증감 현황을 2012년 기준으로 보면 전체공무원수는 54,664명이 늘었으나 일반행정인력은 46,870명이 줄었고, 그에 반해 공안 및 교육 인력은 101,534명이 늘었다. 지난 15년간 계속해서 일반행정인력을 줄여 놓고도 또다시 일반행정인력을 줄여 공안분야를 늘리겠다는 발상이 어디에서 출발하고 있는지 모든 공무원들은 알고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행정서비스를 먼저 생각하기 보다는 정권의 입장에서 행정의 효율성만 가지고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편협한 시각을 떨쳐내기 바란다. 독재국가에서나 있을법한 중앙부처의 일방적인 통제시스템인 2013년도 정부조직관리지침을 당장 폐기하고, 더불어 총액인건비제 또한 폐지하여 중앙부처의 자율권과 지방자치단체의 인사권을 보장해 줄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2013년 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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