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 + ‘시간제 일자리’ = ‘형용모순’
시간제 일자리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2017년까지 고용률 70% 달성을 이루겠다며 ‘시간제 일자리 확대’를 핵심 정책 수단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현재의 정책이 ‘양질의 일자리’가 아닌 비정규직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10월1일 민주노총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의 문제점과 고용의 질 제고 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자들은 시간제 근로의 확대가 육아와 가사로 인해 취업을 포기한 여성을 비롯해 고령자, 학업 병행 청년층 등의 노동시장 진입을 이끌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노동자의 자발성, 파트타임과 풀타임간의 전환 청구권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노동기본권을 보장할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됐다.
또한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정한 후, 수치 달성을 위해 사전에 충분한 조사와 준비 없이 시간제 일자리를 양산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시간제 근로의 92%가 임시직과 일용직인 현 시점에서 정부의 이러한 정책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양산을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의 시간제일자리 추진경과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상용형 시간제’의 경우도 기존에 근무하고 있는 전일제 정규직 노동자와 비교해 임금 등 처우면에서 차별받지 않고 권리를 보장받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결국 ‘양질’과 ‘시간제’라는 형용모순을 보이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 구호는 허울 좋은 구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가 공공기관에 시간제 일자리 채용 비율을 강제로 할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발적인 시간제 일자리로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본래 취지를 무색케 하는 조치다.
이번 토론회에는 민주노총 양성윤 수석부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김유선(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근주(법학박사, 한양대 인권법센터), 김경란(미조직비정규전략본부 실장)이 발제자로 나섰고 윤진호(인하대 경제학교수), 이주희(이화여대 사회학교수), 김기선(노동연구원 연구위원), 한인상(국회 입법조사처 법학박사)이 토론자로 참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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