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와 16개 구·군이 정부의 교부금 삭감 경고까지 불사하며 내년 예산에 공무원 건강검진비를 편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내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 표를 의식한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선심 행정에 구·군마다 예산을 이중 지출된다는 지적이다.
1인당 20만 원씩 내년 예산 편성
안행부 "교부세 삭감" 경고 무시
시 "검진비는 지자체장 재량" 반발
선거 의식 '속 보이는 행정' 지적
26일 부산시와 일선 지자체에 따르면 시와 12개 구·군은 내년에 직원 1인당 20만 원의 건강검진비를 별도로 지급하기로 했다.
현재 예산이 편성돼 있지 않은 동래구와 북·남·연제구도 추경에 이를 반영한다는 계획이어서 사실상 부산의 모든 공무원이 건강검진비 혜택을 보게 됐다.
안전행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처럼 건강검진비를 별도로 지급하는 곳은 올해 전국 224개 지자체 중 절반이 넘는 114곳에 달한다.
문제는 정부가 지난해부터 지급되던 건강검진비 항목이 후생 명목으로 지급되는 맞춤형 복지제에 포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다.
안행부는 지난해 8월과 10월 2차례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지방재정법 제17조 등 법률은 근거 없이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금전 지출을 금하고 있으며, 공무원 후생을 위해 제도화한 것이 맞춤형 복지제이므로 건강검진도 이 범위 내에서 지원돼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이는 맞춤형 복지 포인트로 지출해도 되는 공무원 건강검진비를 별도로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못을 박은 셈이다. 더욱이 안행부는 복지경비 기준액을 초과하는 지자체에 대해서는 지방교부세 감액 등 재정상 불이익을 주겠다고 경고까지 했다.
하지만 시는 "건강검진비 지원은 자치단체장의 재량이며 안행부의 권고는 지방자치제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반발하고 있다.
내년 직원 건강검진비 명목으로 5억 9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한 시는 "일반 기업에서는 더한 액수도 지원되며 맞춤형 복지제로 최대 180만 원까지 지원되는 서울시에 비해 부산시는 한도가 140만 원도 안 되는 만큼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건강검진비는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정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수억 원씩 건강검진비를 예산에 편성한 지자체들의 조치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은 결코 곱지 않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치를 필수경비도 편성하지 못한 지자체도 있는 마당에 정부의 교부세 불이익까지 감수하며 공무원 복지를 챙기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는 것이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현직 지자체장과 의회가 임기 말 직원 운용이나 향후 공무원들의 표심까지 고려해 사실상 예산의 이중 지출을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이훈전 예산감시국장은 "공무원 급여가 과거처럼 낮은 것도 아닌데 교부금 페널티까지 감수하며 과도한 복지혜택을 누리겠다는 건 시민들의 정서상 용납되기 힘든 일"이라며 "지자체 스스로 건강검진비 예산 편성에 떳떳하다면 시민을 설득하는 작업이 우선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홈으로
> 참여마당 > 자유게시판
펌
홈페이지: -
조회 : 346
의견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