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 5일 근무제 시행과 함께 장기 근속공무원에 대한 특별휴가 제도를 폐지했는데도, 경기도는 노사가 합의했다는 이유로 20년 장기근속 공무원에게 10일간의 ‘무노동 유임금’ 형태의 특별휴가 제도 도입(중부일보 1월 20일자 1면 보도)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주 5일 근무제 도입으로 쉬는 날이 대폭 늘어나게 되자 국가 및 지방공무원법(대통령령)에서 폐지시킨 제도인데도, 경기도는 노사 합의 정신을 내세워 임기 말에 슬그머니 조례로 부활시켜려고 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는 다음달 20일 열릴 예정인 도(道)조례규칙심의원회에서 20년이상 장기 재직한 공무원에게 10일간의 특별휴가를 주는 내용이 담긴 ‘경기도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20년 이상 장기근속 공무원에 대한 특별휴가 제도 도입은 노사가 합의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실제 경기도와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2012년 7월 19일 이런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경기도공무원노동조합이 홈페이지에 공개해 놓은 ‘경기도·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 제3차 단체협약서’ 64조(공로연수 등 제도개선) 2항에는 ‘도는 조합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조합원이 공무원연금법상 20년이 도래도는 해에 특별휴가를 신설하도록 노력한다’고 적혀있다.
이 관계자는 “단체협약서에 시점, 휴가일수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협약 당시 현 도지사 임기중에 도입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다”면서 “노사 합의 정신을 살려 올 상반기 전에 제도를 도입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가 새로 도입하려는 장기근속 공무원에 대한 특별휴가는 2005년 7월부터 주 5일제 시행과 함께 폐지된 제도다.
정부는 주 5일 근무제 시행에 앞서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있던 특별휴가 제도를 폐지했다.
2005년 6월 30일자로 삭제된 이 규정 제20조 7항(특별휴가)에는 ‘행정기관의 장은 20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에 대해여 재직기간중에 10일간의 장기재직휴가를 허가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정부가 주 5일 근무제 도입에 따른 근로조건 변화에 맞춰 폐기처분한 것인데, 경기도는 노사가 합의했다는 이유로 10년 전 사라진 규정을 꺼내들어 조례로 부활시키려 하고 있는 셈이다.
복수의 도청 공무원들은 “대통령령에서 삭제된 근거를 조례에 끌어다 붙여 공무원에게 ‘무노동 유임금’ 형태의 특별휴가를 주겠다는 발상 자체가 코미디”라면서 “이런 식으로 얼렁뚱땅 밥그릇을 챙기려고 하기 때문에 임기 말 현상이니 하는 지탄을 받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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