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6·4 부산선거 승리를 위한 화합을 강조했던 부산 새누리당 의원들이 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사분오열'하고 있다. 특히 여성 우선 공천 문제는 분열과 소지역주의로 점철된 부산 의원들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줬다. 당 안팎에서는 이 같은 부산 의원들의 실체가 이번 선거에서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성 우선 공천 문제는 부산 출신 최고위원인 유기준 의원과 김세연·서용교 의원 등 일부 초·재선 의원들 사이의 힘대결 양상으로 전개됐다.
유 의원이 공직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공추위)가 여성 우선 공천 지역으로 추천한 사상구를 보류시키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공추위가 올린 안이 유 의원의 반대로 보류되자 공추위원인 김 의원의 불만도 증폭됐다.
유 의원은 송숙희 현 사상구청장에 대한 지나친 특혜라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불이익을 받은 신상해 전 시의원에 대한 배려 차원도 작용했다는 시각이 많았다.
당시 유 의원이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던 부산시당 공심위는 신 전 시의원을 사상구청장 후보로 내정했다. 하지만 중앙당에서 사상구를 여성 공천 지역으로 확정하면서 후보자가 하루아침에 송 구청장으로 바뀐 것이다.
사상구가 여성 우선 공천 지역에서 보류되는 대신 남구가 유력한 후보지로 부상하자 남구을의 서용교 의원은 '수용 불가' 입장을 천명하며 유 의원에 맞섰다. 경쟁력 조사 등 원칙을 정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던 것.
부산 의원들 사이의 갈등이 극에 달했지만, 의원들 간 의견수렴과 조정 역할을 해야 할 유재중 부산시당위원장은 한 차례 의원 회의도 소집하지 않는 등 발을 뺐다. 김무성·정의화 의원 등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해야 할 지역의 최다선 중진 의원들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자신들의 문제가 아닌 만큼 '강 건너 불구경'한 것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여성 우선 공천 문제는 부산 의원들의 속내를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며 "서로의 속내를 확인한 의원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에 맞서 화학적 결합을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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