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구 부단체장 인사를 둘러싼 잡음에 부산시가 인사혁신안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설익은 대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부산시가 밝힌 인사제도 혁신방안은 자치구·군의 부단체장 인사 제도를 개선하고 시와 자치구간 인사 교류를 확대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로 부산시청 공무원을 임명하던 구·군 부단체장의 상향식 임용방식을 시에서 부단체장이 내려갈 경우 자치구·군의 하급 공무원을 시로 보내는 교류 방식으로 바꾼다는 안이다. 앞서 서병수 부산시장은 첫 간부인사에서 부산시청 공무원들을 자치구·군 부구청장으로 임명하면서 전국공무원노조 부산본부(아래 노조)의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관련기사: 서병수 시장 '낙하산 인사' 공무원 노조 반발).
부산시는 부단체장 인사 방식 뿐 아니라 자치구 공무원들의 교류를 확대하겠다며 자치구군에서 부산시로의 전입시험을 모든 직급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기존에는 7·8급 대상으로만 전입시험을 진행해왔다. 또 부산시는 민간 전문가를 임명할 수 있는 개방형 직위도 늘리겠다는 계획을 잡아놓았다.
하지만 노조는 핵심 요구사항이 담기지 못한 설익은 대책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부단체장 인사다. 박중배 노조 사무처장은 "결국 기존처럼 낙하산 인사는 그대로 하면서 다른 하위직을 시로 데려가겠다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자치구·군 공무원들에게도 자체 승진을 통해 높은 직급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기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인재 쏠림이 더 늘어날 것이란 지적도 있었다. 박 사무처장은 "같이 입사를 해도 시와 자치구군 소속 공무원의 승진은 6~7년씩 차이가 나곤 한다"면서 "그런 와중에 전 직렬에 시로의 전입기회를 부여하면 자치구군의 우수 인력이 시로 쏠리게 되고, 자치구군이 손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 사무처장은 자치구·군 공무원들에게도 동일한 진급 기회를 주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치구에서 승진 요인이 있으면 자체 승진을 시키는 방향으로 하는 것이 맞다"면서 "서울처럼 권역별로 묶어서 승진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노조에서는 이번 부산시 대책에 시간제공무원제 철폐 방안이 전혀 담기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시했다. 노조는 이날 낸 입장에서도 "나쁜 일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자치구·군의 의견은 한번도 묻지 않은 채 부산시에서 채용한 시간선택제공무원 46명에 대해서는 구·군으로 인사발령을 내지 말고 부산시청에서 근무토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저녁 연제구 부산시의회 앞 광장에서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간선택제 공무원 제도 철회와 낙하산 인사를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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