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폐쇄와 조합원 탈퇴 강요 등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공무원노조)에 대한 정부의 탄압이 날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노조 산하 신생지부가 출범했다.
앞서 행정자치부(이하 행자부)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차체) 청사에 설치된 노조사무실을 오는 22일 오후 3시까지 폐쇄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에 교부되는 특별교부세를 삭감하겠다며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14일 저녁 7시 공무원노조 인천시지부가 창립총회와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인천시지부는 올해 1월 공무원노조 출범을 선언하고 지난 8월 29일 지부장 선거를 통해 230명의 조합원 중 83%의 조합원이 선거에 참여해 96%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지부장을 선출하고 공무원노조 깃발을 세우게 됐다.
다음은 인천시지부 김재철 지부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 지부 출범에 앞서 지난 11일 출범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김재철 지부장과 임원들
- 정부의 탄압이 심한 상황에서 지부 출범을 갖게 됐는데
2004년부터 직장협의회에서 노조로 전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는데 여의치가 않았다. 국민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 공공부문에 대한 구조조정과 공무원 연금법 개악 등 정부는 공무원 노동자들의 숨통을 조여 오고 있다. 이런 현실을 뚫어 나가기 위해선 힘없는 하위직 공무원 노동자들이 뭉쳐야 한다고 생각했고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했다.
- 출범식을 갖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공무원노조에 대한 행자부의 탄압이 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합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 누구든 노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투쟁해야 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 생각했던 것 보다 힘들지는 않았다. 반면 간부를 세우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지부를 꾸리는데 10개월이 걸렸고 오랜 시간이 소요된 만큼 보람도 크다.
- 인천시 전체 조직에 비해 조합원수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인천시의 경우 특별법내로 들어간 노조가 따로 있고 공무원노조 인천시지부는 230명의 조합원으로 출발했다. 공무원에 대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의 폐해가 드러나고 있고 실체가 본모습을 드러내면 조합원 수는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법내 노조로 가는 편한 길을 택할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탄압받는 공무원노조를 택했나.
한마디로 표현하면 노동조합다운 노동조합을 하기 위해서다. 조합원이 진정한 주인인 노동조합을 만들고 사회적으로도 노동조합이 제 역할을 하는 조직으로 꾸려져야 하기 때문에 가시밭길임을 뻔히 알면서 공무원노조를 택했다. 또한 공무원으로써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정의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선 공무원노조 밖에 선택의 길이 없었다.
- 가족이나 친구,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우선 가족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사랑의 크기만큼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는 아이들과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하지만 가야할 길임을 알기에 내 선택을 존중해주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 일을 시작하면서 친구들은 만날 시간이 없어 얘기는 들을 수 없었고, 지인들은 왜 힘든 길을 가려하느냐는 분도 있지만 공무원노조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져 열심히 하라고 격려해 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 공무원노조가 앞으로 가야할 길과 아쉬웠던 점은
쓰나미처럼 밀려오는 정부의 탄압에 잠시나마 공무원노조가 위축될 수도 있다. 하지만 거시적인 안목으로 미래를 준비해 부정부패를 없애고 공직사회를 올곧게 세우는 우리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갈 때 국민들은 우리들에게 지지의 박수를 보낼 것이다.
지역적인 사안을 전국적인 문제로 발전시켜 편향적으로 끌어갔던 부분이 있었다. 이것은 정부에서도 유도하고 있고 지향하는 방향과도 일치한다. 조합원 속으로 들어가 조합원들과 호흡하고 함께 고민을 공유함으로써 대안을 만들고 힘을 길러 실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동력을 만들어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인천시지부가 만들어지기까지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다. 먼저 어려운 시기에 인천시지부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230명의 조합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인천시지부가 출범하기까지 산파역할을 하신 고광식 조직활성화특별위원장님께 특별히 감사의 말씀 전한다.
공무원노조의 활동이 권력자들과 조선일보와 같은 수구·보수 세력들에게는 눈에 가시일 수밖에 없지만 민중진영에는 희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열심히 투쟁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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