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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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15년04월07일

전교조 홈페이지: - 조회 : 451

공무원연금을 더 이상 정치적 야합의 희생물로 삼지 마라!

[성명서]
공무원연금을 더 이상 정치적 야합의 희생물로 삼지 마라!

-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와 공적연금 강화를 위한 전교조의 외침 -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3월 17일 청와대 3자 회담에서 공무원연금 개악에 대해 총론적인 합의를 해주면서 정부안을 내놓으면 야당안도 내놓겠다고 언급했다. 대타협기구에서의 합의와 공무원단체 설득도 당부했다. 이에 힘을 얻은 정부와 새누리당은 정부안이 이미 정부기초안으로 제시되어 있다며 야당과 공무원단체들도 안을 제시하라고 큰소리치고 있다. 더불어 4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5월 6일에 공무원연금 개악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여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3월 17일 오후부터 열린 국민대타협기구 공무원연금분과 회의에서는 인사혁신처에서 정부기초안을 다시 제시함에 따라 정회가 되었다. 속개 후, 신규임용자부터는 국민연금 수준으로 하향 평준화하여 재직자에게 떡고물을 일부 챙겨주는 안을 내어놓겠다고 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최근 상황을 볼 때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국민대타협기구는 그야말로 ‘도찐개찐’이라고 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악 추진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한다. 끊임없이 일방적으로 공무원연금의 현황을 왜곡하여 허위광고를 일삼는가 하면, 각종 공청회와 대타협기구 회의에 제출하는 자료를 통해 공무원연금의 정부 부담금만 강조하고 고갈과 부실에 대한 정부의 책임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묵묵히 일하며 꼬박꼬박 기여금을 납부해온 공무원들을 ‘세금 도둑’으로 비하하고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시켜 공무원과 국민을 이간질하기에 급급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도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당의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공무원 단체의 입장을 존중하여 대응하겠다고 했던 선에서 이제 물러났다. 당 대표는 정부안이 나오면 야당 안도 내겠다고 함으로써, 공무원연금 개악에 사실상 합의해 주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다. 더군다나 대타협기구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국민의 노후 소득보장 문제를 포함해 논의하기로 했던 합의를 깨고 공무원연금 개악에만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였으니, 국민의 노후 보장 문제를 논외로 유보 처리한 정치적 야합이나 다름없다.

국민대타협 기구의 운영도 애초 우려했던 것처럼 결국 공무원연금 개악만 관철하겠다는 정부와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흘러가고 있다. 재정추계 내용도 부실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연금 재정 악화의 원인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저 공무원들에게 짐만 지우는 방식으로 개악에 치중하고 있다. 모수 개악을 통한 재직자 기여금 인상과 수급액 악화는 물론이고, 구조 개악을 통해 신규 공무원에 대해서는 이미 용돈 수준으로 전락한 국민연금과의 연계안까지 주장하고 있다. 대타협기구가 애초부터 ‘타협’의 정신은 없고 정부의 연금 개악 추진의 들러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이미 2009년에 공무원연금 개악으로 공무원 당사자들은 30% 이상의 연금 삭감을 감내해야 했고, 정부 입장에서 47%의 재정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그런데도 향후 10년 동안 재개악하지 않겠다는 2009년 개악 당시의 약속을 깨고 5년 만에 또다시 연금 개악을 추진하는 정부의 후안무치한 태도는, 연금 재정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공무원 당사자에게 떠넘김으로써 정부의 책임과 과오를 회피하려는 것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OECD 국가 중 그 어느 나라도 공무원 연금을 비롯한 공적연금 재정의 책임을 공무원이나 국민 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돌리지 않는다. 평생 국가의 존속과 유지를 위해 헌신해온 공무원들의 노후와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의 노후를 위해 국가의 책무를 기꺼이 수행한다. 공적 연금 지출률을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으로만 유지해도 노인 빈곤율과 자살률이 OECD 최고 수준인 우리의 비참한 현실을 개선할 수 있다.

또한 정부는 공무원을 위한 재정으로만 사용해야 할 공무원연금을 임의로 가져다 사용하였다. OECD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14조원은 인정했지만, 조사에 의하면 최대 34조의 공무원연금 재정을 정부가 임의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공무원연금 재정 고갈의 주범인 정부는 사과와 대책 마련은커녕 연금 운용의 주체인 공무원들에게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으니 적반하장이다. 공무원들의 고령화로 인해 재정이 고갈되고 정부보전금 부담이 너무 커서 국가 재정이 파탄 날 지경이니, 공무원들에게 책임지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현재 자신의 연금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없는 2016년 예비 공무원들에게는 용돈도 안 되는 수준으로 개악하겠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우수 인력 확보를 통한 공무와 교육의 질적 향상이 앞으로 가능할지 의문이다. 신규 공무원들은 안타깝게도 공무 수행과 교육 전념보다는 노후의 생존을 위해 재테크 준비를 서둘러야 할지 모른다. 결국 공무원연금 개악의 폐해는 국민들에게도 미치게 된다.

정부가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야기하기 전에 반드시 선행해야 할 일들이 있다.

?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혈세 부당 사용 금액을 환수 조치하며 공무원과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 ? 공무원연금 악화와 부실에 대해 정부의 사과와 대책 마련이 있어야 한다. ? 공무원연금 재정에 대한 명확한 재정추계를 해야 한다. ? 공무원 수명을 부풀리거나 임금 인상분, 물가 상승률 등을 과다 계상하는 꼼수를 버리고 보다 명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향후 연금 추이에 관한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의 기여율을 OECD 국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 정부의 공적연금 지출률을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으로 상향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그동안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논의를 통해 용돈만도 못한 수준의 국민연금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공무원연금 개악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이미 개악을 거듭하여 연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 국민연금을 강화하여 국민의 노후를 안정화시키는 것도 절실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연금 저지선이 무너지면 군인연금과 사학연금도 연동되어 개악될 수밖에 없고, 과거의 예와 같이 국민연금 또한 재개악 시도가 진행될 것이 뻔하다. 오로지 정부의 관심사는 연금의 재정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이다. 정부의 태도 그 어디에도 생존과 직결되는 노후 삶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고려는 없다.

대타협기구 운영은 중단되어야 한다. 그동안 기구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와 여당의 태도에서 진정성 있는 ‘타협’의 정신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공무원단체들을 억지 춘향 만들어 기자회견장에 들러리 세우고 마치 연금 개혁에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는 기만적인 모습을 보인 순간, 대타협기구의 정당성은 이미 상실되었다.

이에 전교조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공무원에게만 일방적으로 고통을 강요하지 마라!

● 공무원연금을 세대 간 분리시키는 구조개혁을 중단하라!

● 특수직역 연금으로서 공무원 연금의 특수성을 인정하라!

● 공무원연금 정부 기여율 확대를 통해 정부의 책임성을 강화하라!

● 공무원연금 고갈 및 부실화에 대해 정부는 책임 있게 사과하고 대책 방안을 마련하라!

● 국민연금을 포함하여 공적연금 전반을 강화하고 국민의 노후를 국가가 책임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

전교조는 공무원연금 개악 저지와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의 강화를 위해 강력한 연대를 구축하여 연가투쟁 등 총력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이를 통해 국민의 노후에 대한 국가의 책무성을 제고시킬 것이다.

2015년 3월 19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