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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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15년07월29일

균형감각 홈페이지: - 조회 : 351

7.29전간부 대토론회에 즈음하여(퍼왔는데 꼭한번 읽어봅시다)

보다보다 답답해서, 누가 누구를 욕하는지
욕하는 그 입이 과연 자랑스러운지

1. “전 위원장”의 사퇴 배경의 진실 혹은 눈가리기

- 고집스러운 이충재 전 위원장과 역시나 고집스러운 중집 성원들. 다들 노동조합 판에서 잔뼈가 굵으신 분들이라, 주관이 뚜렷할 수는 있다. 그래서 생각의 차이를 용납 못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대단한 전망과 희망을 가지고 말했고, 누군가는 비굴하고 타협적이라 말할 수도 있다.

- 연금개혁안이든 개악안이든 그 합의의 전 과정에서 모두가 함께했고, 시시비비 토론은 있었겠지만, 그 대부분은 모두가 같이 결정했던 사안이다. 모수조정의 협상안마저 입떼기 어려운 협상환경에서,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마지막에 사무처장이 사인을 했다. 그 행위 하나로 연금협상의 모든 과정에서 토론하고 의견을 나눴던 모든 사람은 사라지고, 전 위원장의 사후추인 문제 하나만 부각되었다. 아니 부각시켰다. 그것이 핵심인양 둔갑했다.

- 협상은 하루 저녁에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시간 토론하면서 방향을 잡아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 독선적인 의사결정도 있겠지만, 그 독선적인 의사결정이 양태된 데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러함에도 한 사람만의 문제로 비화시키면서, 결국 전 위원장이 사퇴하도록 종용했다. 결국 오랜 시간 같이 했지만, 협상 테이블에 최종적으로 남은 사람은 역적이 되었고, 나머지는 그를 비방하면서 처절한 원칙주의자인양 했다.

- 사퇴하겠다고 했다는 말이, 사퇴를 안하겠다는 말이 그렇게 중요한가. 조직을 이런 혼란으로 몰아갈 정도로 그 말들이 그렇게 중요했던가. 단위 지부에서 잠깐 굴러먹은 적 밖에 없는 내 눈에도, 5.30대대에서 위원장을 그렇게 몰아세우면, 그래서 위원장이 사퇴를 하면, 조직은 혼란에 빠질 것이 너무나 선연하게 보였다. 그리고 전 위원장도 사람임을 한 명의 조합원임을, 그리고 어느 면에서는 그런 사람에 심정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분명히 느꼈는데 그 많고 많은 닳고 닳은 조직의 수장들은 그것을 못 느끼고 못 봤다는 말인가.

- 누군가는 전 위원장이 집을 나가서 그 집에 불질렀다고 한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에게 묻고 싶다. 누군가 바다를 가고 있는 배에서 당신을 배 밖으로 던져버리면, 감사하게 생각하며 물 속으로 가라앉을 것인가, 아니면 저주의 말이라도 내뱉으며 죽을 것인가. 나는 사람의 심정을 말하고 싶다. 누구나 궁지에 몰리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 그런 것조차 고려하지 않고 조직에서 사람을 쫓아내는 노동조합이 과연 조직적인가. 새누리당에서 박근혜와 친박에게 쫓겨났던 유승민도, 그렇게는 쫓겨나지 않았다. 자기들 잇속밖에 없는 그들도, 원내대표가 아름답게 나갈 수 있도록 물밑에서 여러 노력을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우리는 수구보수정당이 하는 것만도 못하게, 우리 조합원 모두의 손으로 직적 뽑았던 위원장을 쫓아냈다. 그리고 그런 과정을 마무리하고 뿌듯해했다. 어디선가 어느 조합원은 이상함을 느끼고, 실망감을 느끼고, 상실감을 느끼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 전 위원장의 잘못을 덮고자 함이 아니라, 그런 잘못을 지적하는 척 하면서, 더 큰 잘못을 범하고 있었던 조직의 상황을 얘기하고 싶을 뿐이다. 전 위원장이 사퇴까지 하게 되는 과정에서 조직은 전혀 조직적이지 않았다. 조직을 통합하고 아우를 생각이 없었다. 거기에 전 위원장의 고집과 중집의 고집은 우위를 가릴 수 없다. 기본적으로 조직의 수장이 사퇴하게 되는 일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니라, 부끄러운 일이다. 그것을 기본에 깔고 모든 논의와 토론이 진행되었어야 했다.

2. 정파적=조직적?  비정파적=민주적?

- 정파는 존재한다. 그것은 어느정도 가치중립적이다. 다만, 정파적 운영이 곧 조직적인 운영은 아닐 수도 있다. 정파그룹(의견그룹)이 조직적으로 잘 한다는 것은 가치가 개입된 주관적인 개념이다. 정파는 옳을 수도 그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 정파적 운영을 조합원이 따를 수도 안 따를 수도 있다. 이 정도까지는 기본이다.

- 정파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존재한다. 사람이 모여서 조직을 만들면 필연적으로 정치적 생각을 같이하는 그룹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들과 생각이 같을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생각이 달라서 불만을 느낄 수도 있고, 논쟁을 할 수도 있지만, 정파라는 그룹을 가지고 있다는 자체로 반대할 수는 없다. 정파라는 것은 생각의 자유만큼 당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까지도 기본이다.

- 국가?정부라는 형식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해도,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누구든 불만을 가질 수 있다. 노동조합이라는 틀도 그 자체로는 옳다고 해도, 그것을 운영하는 사람들에 대하여는 누구든 불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국가?정부라는 틀은 싫어도 갈아탈 수 없지만, 노동조합이라는 틀은 조합원들이 불만을 느끼면 언제라도 갈아탈 수 있다.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5조: 이는 법리적으로 가입과 탈회의 자유를 포함한다.) 노동조합을 만들고 그것을 바꿀 수 있는 권리, 그것이 헌법이 보장하는 단결권의 본질이다.

- 그럼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는 다수당인 새누리당을 비판한다. 그들이 다수임을 이유로 부조리한 정책과 제도를 밀어붙이려 할 때, 무력한 불만감을 감출 수가 없다. 또한 소수인 친박이 유승민을 쫓아낼 때도(유승민이 무슨 대단한 인물이라는 마음은 전혀 없다), 그들이 새누리당 안에서 비록 소수라 할지라도 강력한 의견그룹을 형성하여 주도권을 행사할 때, 어처구니없는 불만감을 느꼈다.

- 노동조합 안에서 정치적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의견을 조직적으로 피력하는 것을 탓할 생각은 없다. 다만, 그러한 정파적 운영 행태가 모든 결정에서 조직적이지는 않다는 것과, 그러한 주도적인 그룹의 의견 관철이 필연적으로 소외된 그룹을 만들어 낸다는데 문제가 있다. 그러한 것까지도 어느 정도 무방하다. 다만, 소외된 그룹에 대하여 권력적인 행태를 보인다거나, 의견에 따르지 않는 것에 반조직적이라는 딱지를 붙이기 시작할 때, 의견그룹은 빅브라더의 완장을 차기 시작하는 것이다. 불만을 드러내거나 따르지 않을 때, 우선되어야 하는 절차는 설득이다. 설득하고 조직적인 토론의 과정을 거쳤는지는 의견을 주도하는 그룹이 답해야 한다. 의견조율 과정에서 소외되거나 배제된 사람들에게 왜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하는 것은 치졸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 현재 일부 단위에서(그 규모는 정확히 예단할 수 없다) “정파적 의견그룹의 지배적 행태”에 대하여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한 불만이 법원본부의 조합분담금 납부유예와 해고자의 희생자구제기금 중복수령의 문제로 왜곡되어 나타나고 있다.(물론 이러한 논의가 아무짝에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러한 식으로 문제가 비화된 데는, “정파적 의견그룹의 지배적 행태”가 법원본부와 회복투 중심으로 나타난다고 보는 단위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논란과 불만을 정리하기 위해, 법원본부는 7.18대대에서 조합분담금 납부유예를 끝내기로 정리했다. 결정은 바람직했다. 다만, 법원본부의 결정이 조직의 혼란을 대승적으로 수습하고자 함인지, 소위 “이충재파”로 분류되는 단위에 선제적 경고를 하고자 함인지 불분명한 순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만약 후자라면 법원본부의 결정이 빛을 바래는 순간이며, 돈은 돈대로 내고 조직은 여전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 무슨 결정이든 진정성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법원본부장이 조합분담금을 내기로 했다는 법원본부운영위의 결정을 전하면서, 너네들은 얼마나 잘하는지 지켜보겠다는 식의 으름장을 느꼈기에 더욱 우려스럽다.

- 정파는 존재한다. 그리고 정파는 그 방향이 건강한 그룹과 건강하지 못한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지금 조직의 일부 단위에서 느끼는 불만은, 그 정파의 방향이 건강하지 못하다고, 지배적 행태를 보인다고 느끼기에 발생하는 것이다. 우리는 소수이니까 다수인 너네가 대대에서 표결로 정하면 되지 않느냐는 말도, 감정적인 중집의 의사결정구조, 대대에서의 조직적 의견공방에서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 이 상황에 진정 노동조합과 조합원을 생각하는 정파그룹이라면 유연하고 세련된 접근을 하고자 노력하여야지, 우리가 언제 그랬냐 윽박지를 것이 아니다. 단위 지부에서 우리는 불만을 가진 조합원을 그렇게 대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대한 유연한 자세로 설득하고, 세련되고 점잖은 방법을 구사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조합원의 실망은 죄가 아니며, 그 실망을 어떤 식으로 표현한대도 그를 일단 적으로 돌리고 보지는 않는다.

3. 조직은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 “노조탈퇴 주동자에 대한 징계 대상자 보고” “지부 권한정지 통보” “조합 탈퇴시 조치사항” “소송 대비 준비”

- 요즘 조합 인트라넷에 도배된 문구들이다. 우리를 불법단체 운운하는 행자부의 공문을 보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는 것은 왜일까? 조직은 징계라는 말을 남발하는 순간 위험해진다. 조직은 수평적이다. 수직적인 기구를 가지고 있다해도, 노동조합은 본래적으로 수평적이다. 지도력에서 오는 권위와, 규정과 계통을 들먹이는 위계는 다르다. 지금 우리 조직은 위계적이다. 단위를 품고 아우를 품도 여유도 없다. 적개심과 윽박으로 조직을 유지한다해도, 그 조직은 오래갈 수 없다. 마음으로 같이 하도록, 그 실망과 불만과 분노마저, 설득과 이해로 풀어내려 노력하지 않는한, 공문 한장으로 억지로 같이하게 한다해도, 그 조직은 오래갈 수 없다.(공문 내리는 것을 일삼는 행자부를 우리를 욕하지 않았던가?)

- 연금협상의 잘잘못을 떠나 이충재 전 위원장이 조직을 사퇴하고, 그 즉시 또다른 노동조합을 만든 것은 분명히 잘못한 일이다. 개인적인 분노를 표하는 방식도 좀더 점잖고 세련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조직을 이탈하려한 단위들을 모두 이충재 전 위원장의 잘못으로 뒤집어씌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들 모두를 한 사람에 부화뇌동하는 사람으로, 생각없는 이기주의자들로 매도하면서, 조직은 수습이 어지러운 상황으로 치달았다.

- 전 위원장이 조직을 깽판쳤다고 생각하는 주류의 시각 이면에, 연금협상의 내부주도권 다툼에서 밀려났고 쫓겨났다고 생각하는 단위들이 있다면,(우리는 그러한 그들이 현실적으로 존재함을 다들 알고 있지 않았는가? 몰랐다면 당신의 좁았던 시야를 탓해야한다.) 우리는 “분열주의자 이충재 새*” 대신에 “전 위원장”이라는 호칭으로 단위를 다독이는 조직적인 마인드를 가졌어야 했다. 도대체 시원하게 욕설한다고 달라지는 건 자기 기분 말고 무엇이 있는가?

- 그리고 연금협상안을 직권조인이라 받아들이고, 위원장을 사퇴까지 시켜놓고, 후속 인사제도개선 논의기구에 적극적으로 들어가겠다는 앞뒤 맞지않는 논리에 대하여, 조직은 어떠한 설명도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연금협상안이 “이충재 *끼”가 “자기 혼자서” 조합원의 연금을 팔아먹은 짓이었다면, 위원장을 사퇴시킨 조직은 연금합의안을 거부하며 총파업 투쟁이라도 걸었어야 앞뒤 맥락이 맞았다. 누구나 당연히 가지는 이 의문에도 단위에게 조합원에게 분명한 설명없이, “분열주의자 타협주의자 이충재”만을 탓하고 있으면, 의문은 실망이 되고 불만이 될 수밖에 없다. “분열주의자 이충재”만을 탓하기에는 “분열주의적인 조합지도부”에게도 문제가 많았다.

- 조직은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마음은 나몰라라 하면서, 표 계산만 잘하는 것은 구태 정치인들로 족하다. 멀리서 조직의 관심을 못받는 지부라해도, 우리는 조합원이 반대하고 탈퇴하고해서 미워 죽겠어도, 그들이 언제라도 돌아오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조직한다. 노동조합은 그러한 변화하리라는 긍정적 믿음 위에 서있다. 그러한 믿음을 보여주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노동조합을 할 자격이 없다. 생각도 다르면서 서로 동지라 부르는 우리는, 최소한 서로를 너무 쉽게 저버리지 말아야한다.

-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민주노조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해서, 앞으로도 당연히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만이다. 앞으로도 그럴지는 그것을 운영하고 조직하는 사람들 손에 달려있다.

[멀리 말단 지부에서 조직을 걱정하는 어느 지부 간부가 의견을 제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