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들이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지만 일선 공무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행정자치부가 성과상여금 균등배분 관행을 막기 위해 올해부터 성과상여금을 월 단위로 나눠 지급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공무원노조는 정부의 성과상여금 강제 방침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지만 행자부는 지침을 어길 경우 징계 등 강력 대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진통이 예상된다.
30일 행자부 등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들은 공무원 개개인에 대한 근무평정 및 등급조정 등을 거쳐 성과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는 해마다 공무원의 근무성적을 S, A, B, C 4등급으로 나눠 상여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행자부 '지방공무원보수업무 등 처리지침'에 따르면 상여금 지급기준액은 일반직 공무원 5급의 경우 350만여원, 6급은 300만여원이다. S등급은 기준액의 162.5%를, A등급은 125%, B등급은 95%를 받는다. C등급은 한 푼도 받지 못해 S등급과 많게는 600만원(5급) 차이가 난다. 지자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부서별로 S등급은 상위 10%, A등급은 50%, B등급은 40% 비율로 배분한다. 하지만 공무원노조를 중심으로 객관적 평가기준이 없는 성과평가에 반대하며 개인에게 지급된 성과상여금을 다시 거둬 '1/n'로 균등 분배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행자부는 이러한 관행에 제동을 걸기 위해 일시불로 지급하던 성과상여금을 올해부터 매월 나눠 지급하도록 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성과금을 한 번에 지급하다보니 이를 똑같이 재분배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이를 예방하고 제도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월별로 나눠 지급하도록 지침을 변경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가공무원은 종전처럼 일시에 지급하고 지방공무원은 올해부터 성과상여금 1년 치를 월별로 나눠 지급한다.
일선 공무원들은 불만이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공무원 개개인의 업무에 대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인건비 총액에서 일부를 떼어 상여금으로 주기 때문에 대부분 직원들이 급여로 생각한다"며 "그나마 목돈으로 받으면 빚도 갚고 하는데 매달 나눠 받게 되니 다들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경기도 ㅇ시 관계자도 "성과상여금 제도 자체도 문제지만 매월 몇십만원씩 나눠 준다면 상여금 받는 의미가 있겠냐"고 했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정부방침에 강력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박근혜정부가 공공분야에 성과금 제도 및 퇴출제를 도입, 공무원을 희생양 삼아 민간분야의 '쉬운 해고'를 밀어붙이려 한다"고 주장한다. 전공노는 '성과급제 및 퇴출제 폐지' 총력투쟁 선언에 이어 노숙농성, 지역별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지난 23일엔 1055명의 명의로 헌법소원도 제기했다. 개인이 받은 성과금을 스스로 출연한 다음 이를 재분배하는 것은 개인 재산의 처분행위인데 이를 정부가 강제로 통제하려는 것은 위헌이라는 주장이다.
전공노는 등급조정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고, 월별로 받은 성과금 역시 매월 출연(반납)해 균등분배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성과금 제도를 무력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성 전공노 정책실장은 "성과상여금 제도에 대한 조합원 여론조사 결과 98%가 공무원 개개인 업무에 대한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 기준이 없다고 응답했고,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소통하라는 '정부 3.0'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행자부는 정부정책에 반하는 집단행동은 엄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양홍주 행자부 지방인사제도과장은 "공직은 민원 응대, 제도개선 노력 등 공직에 맞는 평가기준을 반영해 성과금을 주는 것이며, 이를 통해 오히려 협업 소통 등 일하는 분위기를 유도할 수 있다"며 "성과금을 반납받아 나눠 갖는 것은 정부정책에 반하는 탈법·불법행위이자 공무원성실의무 위반으로, 징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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