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잘못된 행정 처리에서 빚어진 퇴직 공무원 기초연금 사태가 상당한 후유증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지침에 따라 각 지자체가 매달 지급할 연금에서 일부 금액을 깎거나 아예 지급하지 않는 등의 방식으로 환수조치에 들어갔는데, 이게 적어도 15개월 많게는 3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광주시와 5개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 2~3월부터 퇴직 공무원·교사·군인 등 직역연금자들을 대상으로 과다지급된 연금을 환수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각 구 기초연금 담당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광주지역 환수 대상자는 약 2600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뒤늦게 전산 오류를 확인하고 사태 파악에 나선 보건복지부가 각 자치구에 통보한 명단을 종합한 숫자다.
자치구들은 본격 환수조치에 앞서 올초 대상자들에 이를 안내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환수 방식은 각 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매달 정해진 날짜에 지급되는 연금액에서 일정 금액을 감액해 지급하는, 상계처리로 진행되고 있다.
매달 지급하는 연금액 전액을 상계처리하거나 수급자가 일부라도 받기를 원할 경우 50% 정도만 감액하고 지급하는 식이다.
우선적으론 대상자에 자발적으로 잘못 받은 금액을 환수할 것을 권하지만, 그 금액이 100만~200만 원에 달해 이를 당장 내놓을 수 있는 수급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동구의 경우 환수 대상자 350여 명 중 290명이 지난 2월에 환수조치에 따라 기초연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서구(약 500명)와 북구(약 800명)는 전액 감액 없이 모두 조금이라도 지급하고 있고, 남구는 수급자의 사정에 따라 일부를 받기도 하고, 전액을 상계처리하고 있다.
남구 관계자는 “차라리 빨리 갚겠다며 전액을 다 감액하라고 하는 수급자도 있다”고 밝혔다.
매달 들어오던 연금이 최근 갑자기 들어오지 않거나 금액이 확 줄어 일부 수급자들이 “무슨 일이냐”고 구청에 민원도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한 숨을 쉬며 “정말 (민원)전화가 많이 온다”고 토로했다.
결국 정부의 행정 착오로 인해 2600여 명의 수급자와 각 구청이 뒷감당을 하고 있는 것이다. 타 지역에서 직역연금 수급자들이 정부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한 행정심판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다.
문제는 이게 한 두 달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것. 각 구의 환수조치는 환수금이 100만 원 이상 200만 원 미만인 경우 20회 이내에 이를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한 ‘기초연금법 시행규칙’에 따른 것이다.
매달 상계처리를 통해 환수를 할 경우 적어도 15개월에서 17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 금액을 지급하는 지급하는 자치구의 경우 3년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환수대상자가 앞으로 추가될 가능성도 제기돼 이번 기초연금 사태가 훨씬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4년 7월 기초노령연금제도를 기초연금제도로 변경했다. 그런데 전산 오류로 기존 연금액의 50%를 지급받아야 할 퇴직 공무원 등 직역연금 대상자들에 100%를 지급한 사실이 지난해 10월에야 확인돼 파장이 일었다.
출처 : 광주드림 /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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