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자치부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사무실을 일제히 강제폐쇄한 22일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은 민주노동당 정호진 부대변인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 조치와 관련해 영등포구청을 방문한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 정종권 서울시당 위원장 등이 영등포 경찰서로 강제 연행 되었습니다."
경찰이 마구잡이로 공무원노조원들을 연행하는 과정에서 시의원 신분임을 분명히 인지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시의원을 강제연행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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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무원노조 사무실 강제폐쇄에 항의하다 연행됐던 이수정 서울시의원. 서울시의회의 유일한 민주노동당 의원이다.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
이수정(36세.여) 서울시의원은 23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당시의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대해 생생하게 증언했다. 말투는 또박또박했지만 목소리에는 자신이 당한 상황에 대한 분노와 황담함이 묻어났다.
그가 연행된 것은 22일 오전 11시경. 그는 영등포구청 옥상에 있는 공무원노조 사무실에 있었다. 행자부의 노조사무실 강제폐쇄 조치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한 뒤였다. 사무실 안에는 그를 포함해 모두 7명이 있었고, 여성은 그 혼자였다. 정보과장하고도 시의원이라고 인사를 나눴고, 행정과장도 이야기를 나눈 터였다.
그런데, 들이닥친 경찰들이 그를 다짜고짜 끌고 내려갔다. 여경도 없었다. 처음에 가방을 잡고 끌고 가던 경찰들은 이 시의원이 완강하게 저항하자 6층에서 "들어!"라고 외치더니 번쩍 사지를 들고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심지어 몇 차례 바닥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계단에서 뒹구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1층 정도 내려왔을 때 보니까 바깥에서 못 들어오고 있던 민주노동당 당원들과 사람들이 연행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가 나를 보고, 막 소리를 지르는 게 들렸어요. '시의원이다, 놔라, 왜 폭력적으로 연행하냐'고 항의하더라구요."
그때 그는 울부짖고 있었다고 했다. 공무원노조 사무실에 대한 부당한 폐쇄에 항의하면서. 몇 차례 뒹굴고 가방이 찢겨나간 것 보다 그것이 더 분했기 때문이다.
1층까지 끌고 내려온 경찰들은 그와 그를 지키기 위해 경찰들 사이를 헤치고 달려온 그의 '동지'들을 에워싼 채 고립시켰다. 경찰은 그의 '동지'들을 한 명씩 뜯어내 연행해갔고, 그 와중에 민주노동당 당원인 오모(35세)씨는 두 다리를 잡힌 채 등이 바닥에 끌리는 상태로 질질 끌려갔다.
20분 뒤에 도착한 여경들은 그를 막무가내로 연행했다.
경찰서에 가서도 경찰은 그를 시의원이 아닌 '현행범'으로 간주해 조사를 했다. 경찰은 그에게 '현행범이라서 처벌한다'고 그랬다.
"조사를 하는데, 퇴거요청은 받았냐, 왜 불응했냐, 피켓 들었냐 같은 걸 물어보는 거에요. 나는 업무상 갔기 때문에 퇴거요청이 나한테 해당되지 않는다고 수사과장한테 말했죠. 그런데 수사과장은 '대통령이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나가야 되고, 불응했으면 연행됐을 거'라고 말하더라구요."
지난 번 평택에서도 강제대집행에 항의하던 국회의원들을 연행했냐고 따졌다. 소식을 듣고 달려온 동료 시의원들도 항의를 했다. 한나라당 소속 한 시의원은 세미나 때문에 제주도에 있었는데도 올라왔단다. 결국, 그는 연행된 지 7시간이 더 지난 이날 오후 7시에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풀려나자마자 곧바로 촛불집회 현장에 달려갔다.
"행정대집행 자체가 위법이죠. 5년 동안 아무 일도 없이 평화롭게 쓰던 사무실을 하루아침에 폐쇄할 이유가 없고, 그런 절박한 사정이 있었나요? 당연히 위법이기 때문에 반대했던 것이고, 공무원노조를 말살하려고 하는 의도니까 더더욱 동의할 수 없는 거죠. 자치단체장들이 정부에서 시킨다고 자기 소신없이 하는 것도 이해가 안되요."
그는 정부가 이처럼 무리하게 강제로 노조 사무실을 폐쇄하는 데에는 딴 목적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가 공직사회 개혁, 부정부패 척결을 내세우고 출범했는데, 행정대집행은 역으로 말하면 "공직사회 개혁을 외면하고 부정부패를 공직사회 내에 존치시키려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무리한 연행과정에서 얻은 후유증으로 아직도 온몸이 아프다는 그는 "어제 투쟁으로 공무원노조 동지들이 힘이 됐다면 기쁜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공무원노조와 함께 연대해서 투쟁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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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공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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