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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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09월26일

조합원 홈페이지: - 조회 : 427

전국의 지부장님들에게

지부장에게
지부장.
엊그제인가요. 문을 가로막은 캐빗넷 너머, 당신의 그 처연한 눈빛과 절규와 몸부림.
잊혀지질 않네요. 평상심으로 살아갈려고 노력하는 한 사나이 가슴이 무너집디다.
당신은 굴하지도, 신념을 버리지도 않았고, 누구에게도 지지 않았습니다.
비록 힘의 논리에 굴복하였지만, 당신의 패배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감동과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몸은 많이 추스렸는지...., 분하죠?
처자식 먹여 살릴 길이 없어 곡기를 끊어서라도 돈좀 모아 잘살아 보려 했는데, 자본주의 국가에서 그것까지 막아버리는 군요.
그러나, 지부장.
알다시피 현정부의 목표는 부의 재분배를 통해 모든 국민이 잘살기를 노심초사 한다는거 알잖습니까.(엘도라도, 무릉도원, 파라다이스, 뭐 입으로만 이따위를 추구하는 거죠)
정부의 기조가 이러함에도 스스로 혁신은 못할 망정 지부장만 잘살고자 곡기를 절단하는 지극히 부루조아적인 행태.
도저히 간과할수 없어 정부에서 울트라 태클 들어간 것이니, 십분 이해바랍니다.

또 하나 이해해 주어야 할게 있습니다.
선봉에 섰던 그들입니다. 어떡하겠습니까.
목구멍이 포도청일 수도 있고, 자리가 원수일 수도 있고,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공직자의 본분일 수도 있고, 또는 그걸 가장한 가증스러움 일수도 있고, 앞뒤 재지 않는 단숨함 일수도 있고, 그저 머슴같이 우직한 충성스러움 일수도 있고, 사명감을 뒤집어쓴 만용일수도 있고, 출세욕에 눈이 먼 과욕일수도 있고........
사람은 저마다 생각하는 거와 가는 길이 다르고, 가슴에 담는 그릇 또한 다르지 않겠습니까.
다 잊으시되, 기억만 하시기 바랍니다.
군자의 복수는 십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고 합니다.

모 노조간부가 넋두리를 하더군요
‘조금만 더 모였어도 이런 수모는 당하지 않았을 건데’
공권력에 영원히 버틸 수는 없겠죠. 그래도 ‘오늘만은 안된다’라는 것은 자존심과 자긍심이었을 겁니다.
인간이 모든 역경을 이겨내 오늘날의 문명을 이끌어 낸 것은 바로 그런거 아니겟습니까.
그의 넋두리가 우리의 현실이라 생각합니다.
‘척만 하고, 난 편하면 되는거 아냐?’
부끄럽습니다.
그렇게도 목구멍이 포도청이었나, 얼마나 높이 진급할건가 스스로 반문합니다.

지부장.
그 노조 간부가 노조 활동을 하는데 가족의 반대가 많았다고 합니다. 말했답니다
“자식에게 부끄럽지 않는 아빠가 되기 위해서다”
가슴 찡하더군요.(부탁, 그 간부가 이 글을 본다면 내가 누군지는 비밀로 해주시길...)
난 무얼 추구하며, 무엇을 위해 살지? 재물, 높은 사람? 그게 인생의 전부인가?
적어도, 당신들은 이미 자랑스럽고 존경받아 마땅한 아빠입니다.
나이가 들어도, 높은 위치에 있어도 대부분이 그렇게 살지 못하답니다.
스스로 착각하며 살뿐이겠죠.

그리스어에 알파와 오메가가 있다고 합니다.
앞파는 처음과 시작을 의미하고...그럼 오메가는 반대겠군요
이제 알파일 뿐입니다. 아직 베타에 들어가지도 않았잖아요.
결국 우린 승리할겁니다.
우리가 아님 다음 후배들, 아님 또 그 다음 후배들.
중요한건 알파가 누구였나는 거겠죠.

힘을 내시고, 많이 먹고 오래 사세요. 그렇게 이겨야죠. 용서는 하더라도 복수는 해야잖아요
인생이 짧다지만 복수하는 데에는 지장이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차피 자신이 한일은 다들 책임지는게 맞는거 아닌가요?
이제 글을 맺을까 합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보다 밝은 글을 보내겠습니다.
이 밤, 잊혀지지 않는 모습이 자꾸만 떠올라 이맘 참 궁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그러한 상황에서도 신념을 잃지 않는,
모두가 눈치를 볼때 처음 그 마음으로 행동하는,
다들 먼산을 보는데도 홀로 포효하는,
당신과 간부들은, 이 시대의 변하지 않는 챔피언입니다.

첨언)
총액제, 연금, 정년동일, 복지....바로 피부에 와 닿는 이런 것부터 투쟁을 하는게 순서가 아니겠는가, 국가는 저렇게 공무원을 나쁜 놈 만드는데 우리는 홍보가 소홀한게 아닌가, 국민의 지지부터 얻어야 되는게 우리의 특수상 맞는게 아닌가, 그럼으로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겠는가, 그걸 이루고 다른 거에 눈을 돌려야 되는게 아닌가....이러한 말들 또한 많은걸 간과하지 마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