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한 해 동안 다 쓰지 못한 연차를 다음 해로 넘겨 '2주 휴가'에 활용하는 방안을 공직사회부터 장려키로 했다. 2년 전 도입한 '연가 저축제'가 유명무실해진 데 따른 조치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감소분, 신규 채용기업에 대해선 지원 대상이 확대된다.
정부는 2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국민경제자문회의 및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8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 휴식 보장으로 '쉼표가 있는 삶'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다. '휴식이 경쟁력'이라는 인식에서다. 지난해 기준 한국 연간 근로시간은 2069시간이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306시간 많다. 지난해 부처별 1인당 연차 소진율은 50.5%에 불과했다. 연차를 절반만 썼다는 뜻이다.
정부는 연가 저축제 활성화 방안을 내년 상반기에 마련할 계획이다. 이어 '2주 여름휴가' 분위기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장기 휴가 문화를 선도해 공공부문, 기업까지 확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연가 저축제는 2015년 인사혁신처가 내놓은 대책이다. 공무원이 연말에 남은 연차를 연가보상비로 받는 대신 최대 3년까지 이월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실제 2주 휴가를 간 공무원은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또 연차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얼마나 소진했는지 점검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성과 평가 시 연차 소진률에 더 큰 비중을 둘 방침이다.
연차가 사실상 없는 입사 1년 차 신입 직원에겐 최대 11일의 휴가가 주어진다. 입사 1년 차가 휴가를 가려면 2년 차에 지급되는 15일에서 당겨써야 했다. 하지만 내년부터 입사 2년 차 연차는 그대로 유지되고, 1년 차에게 11일이 지급된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지원도 늘어난다. 현재 고용부는 '일자리 함께하기 지원사업'을 통해 근로시간 단축 기업의 인건비를 보태주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기업 기준은 3개월 평균 주당 근로시간이 직전 3개월보다 2시간 이상 감소한 곳이다.
중소기업이 다수인 제조업 우선지원대상기업은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직원을 새로 고용한 경우 2년 간 월 최대 80만원(1인당)씩 받고 있다. 정부는 제조업 중견기업에 적용되는 인건비 보조 기간도 현행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계획이다. 제조업 기업은 규모와 관계없이 장시간 근로가 많아서다.
임금 감소분 지원 기업은 우선지원대상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늘어난다. 사업자가 근로자 임금 감소분을 메워주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80%까지 보태준다. 단 월 한도는 1인당 40만원이다. 지원 기업은 업종과 무관하다. 제조업 기업 중심으로 제도가 변하는 신규 채용과 다른 점이다.
정부는 또 '근로시간 나누기 내일채움공제'를 설계하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사업운영지침을 제정하는 게 목표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감소한 근로자 소득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다. 근로자가 일정 금액을 내놓으면 정부, 기업도 같이 적립해 임금 감소분을 상쇄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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