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가지고 교섭할지도 모르겠지만 전국적으로 노동조합만해도 아마 몇천개는 될껄요
교섭창구 단일화하다 세월만 갑니다.
지금 특별법이라는게 바로 이런겁니다.
정부 교섭, 창구단일화 난망
“특별법 교섭구조 전면 재검토 필요”
공무원노조단체의 대정부 단체교섭이 초입부터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만났다. 공무원노조특별법이 정하고 있는 교섭위원 선정과정에서 ‘창구단일화’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별법 시행령은 노조 쪽 교섭위원은 10명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대정부 단체교섭을 요구한 공무원노조 단체는 모두 10곳.
교섭위원 선정기준에서부터, 소수단체 배려 문제, 다수단체의 비례성 확보 문제가 뒤엉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0명에 10곳이니 한 명씩 넣자고 하면 다수단체가 반발할 것이고, 조합원 수로 나누자고 하면 소수단체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교섭위원 10명, 교섭단체 10곳
지난 9월18일까지, 행정자치부에 교섭요구서를 제출한 곳은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무원노총), 행정부공무원노동조합(행정부노조), 전국교육기관공무원노동조합연맹(교육연맹), 한국교육기관공무원노동조합연맹(한국교련), 전국교육기관기능직공무원노동조합(기공노), 충남공무원노동조합, 대구북구공무원노동조합, 한국공무원노동조합(한공노), 서울강서구청공무원노동조합, 혁신서울시교육청노동조합 등(이상 조합원 수 기준) 10곳 이다.
이들 가운데는 조합원 수가 2만명이 넘으며(교육연맹 포함) 총연맹의 형태인 공무원노총에서부터, 100명 미만의 조합원을 가진 단위노조까지 조직형태와 조합원수가 천차만별이다. 더구나 기능직 중심의 노조에서, 중앙부처의 노조 등 조직대상이 다른 노조들이 혼재돼 있다. 10곳의 노조단체가 생각하는 교섭위원 선정 기준은 천차만별이다.
조호동 행정부노조 위원장은 “중앙과 지방의 입장을 기준으로 교섭위원을 선정해야 한다”면서 중앙부처 공무원노조 조직인 행정부노조에 상당수의 교섭위원을 배정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철연 교육연맹 위원장은 “교육기관의 경우 교육연맹이 기능직과 행정직의 요구를 포괄하고 있다”면서 “3명 이상의 교섭위원 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 위원장은 또한 “조합원 수에 따른 교섭위원 선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교섭위원 선정 기준 천차만별
반면 교육기관 기능직 공무원들이 주력인 김종근 한국교련 위원장과 전재균 기공노 위원장은 “직렬을 대표하는 형태로 교섭위원을 선정해야 한다”면서 기능직을 대표하는 교섭위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치복 한공노 위원장은 “공무원노총-기공노-한공노가 교섭을 요구한 3개 연합조직인 만큼, 3조직을 기본 축으로 교섭위원을 선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철 공무원노총 위원장은 “정부쪽에서 창구단일화 요구가 오면 어떤 방향으로 교섭위원을 정할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교섭을 요구한 공무원노조단체들이 모여, 상견례 수준의 모임을 가졌다. 본격적인 논의는 추석 이후인 10월 초에나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섭위원 선정과정의 난항은 제도의 맹점이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노조특별법이 모델로 삼은 교원노조특별법의 경우, ‘조직대상이 같은 2개 이상의 노조가 있을 경우’에만 창구단일화의무(창구 단일화 이전에는 사용자는 교섭을 거부할 수 있다)가 있다. 또한 교원노조법이 창구단일화 방안으로 제시된 ‘조합원 수에 따른 비례대표제’는 조직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운데, 노조단체간 혼선과 반목을 야기했다. 공무원노조특별법의 경우는 교섭을 요구하는 모든 노동조합이 창구단일화 의무를 가진다. 직렬과 조직대상, 규모가 상이한 노조끼리의 창구단일화가 예견된 상황이라는 것.
제도 맹점, 단체협상권 제약
김정한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양한 직렬과 직급이 있는 공무원 조직의 특성을 공무원노조특별법이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수 전국공무원노조 법률부팀장(공인노무사)은 “이미 예정된 혼선이며, 풀 수 없는 혼선”이라면서 “창구단일화 과정에서 탈락되는 조직이 생길 것이고 단체교섭권 제약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한 변호사는 “공무원단체 교섭 초입에서부터 ‘노사 자율교섭’이라는 대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면서 “특별법 하에서 교섭구조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10곳의 노조들 사이에 창구단일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일정기간 이상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정부가 공익적 입장을 가지고 함께 조율할 필요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법은 창구단일화 이후에 예비교섭을 시작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정용상 기자 ysjung@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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