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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6년10월09일

오마이뉴스 홈페이지: - 조회 : 345

'공무원 선물주기 대작전'... 방법도 가지가지

'공무원 선물주기 대작전'... 방법도 가지가지
택배, 명함, 차량 등... 고급양주, 굴비세트, 백화점상품권까지
오마이뉴스 ohmynews.com 이화영(photo70) 기자

▲ 업체에서 공무원인 김 아무개씨에게 등기우편으로 보낸 상품권
ⓒ 이화영

충북의 한 자치단체 공무원인 김 아무개(37)씨는 지난 9월 30일 익숙한 회사 이름이 새겨진 등기 우편물을 받았다. 봉투 안에는 회사관계자의 명함과 함께 1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이 들어 있었다. 김씨는 곧바로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공무원노조) 부패방지센터를 찾아 신고하고 주인에게 되돌려 줄 것을 요청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공무원과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에서 갖가지 은밀한 방법을 동원해 선물을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전에는 관공서에 주변에서 추석을 임박해 선물이 가득 담긴 차량을 버젓이 대놓고 선물을 전달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와 같은 고전적인 방법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으며 선물을 제공하는 시점도 빨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추석을 앞두고 공무원노조와 함께 공무원들에게 전달되는 뇌물성 추석선물 전달 백태를 조사해 봤다.

[우편·택배] 시청 드나드는 택배차량 70% 증가

▲ 관공서 건물 외벽에 걸려있는 현수막. "명절 떡값 안받기! 부정부패 척결의 첫걸음입니다.
ⓒ 이화영

남들의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손쉽게 가장 많이 이용되는 방법이다. 일단 이해관계가 있는 부서 직원들의 연락처와 주소를 파악하고 직장 내에서 직원들의 위치를 따져 선물을 준비한 다음 살포하는 방법이다.

공무원노조에서 지난해 추석에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충북도내 한 시청 후문에서 하루 동안 선물을 내리는 택배차량의 운행횟수를 조사한 결과 124차례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소에 비해 70%나 증가한 결과라는 것.

이같은 활동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사무실로 선물이 배달되는 사례는 뜸해졌지만 올해는 주거하는 집이나 아예 고향집 주소를 알아내 선물이 보내지고 있는 상황이다.

[명함] 도장찍힌 명함은 선물교환권

▲ 공무원에게 전달된 도장이 찍혀있는 명함
ⓒ 이화영

공무원과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나 공사 관계자가 추석이 있기 보름이나 일주일전 관공서 사무실을 방문, 유통업체 한 곳을 지정해 귀띔하고 명함을 전달한다.

명함에는 도장이 찍혀있으며 대형유통점이나 백화점을 정해 선물을 준비해 놓고 도장 찍힌 명함을 들고 오는 사람에게 미리 준비한 선물을 내주도록 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고 선물을 들고 나와도 구입한 것처럼 보여 사람들의 의심을 피해갈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차량 이용] 트렁크에 곧장 싣기

▲ 공무원노조에서 관공서 입구에 설치한 입간판
ⓒ 이화영

고급 차량을 이용하는 고위직 공무원들에게서 볼 수 있는 방법이다. 선물이 많이 공수되는 명절이 되면 자신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 잘 보일 수 있는 곳에 차량을 주차시킨다.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에서 전화가 오면 차량의 위치와 번호를 일러주고 자신은 사무실에서 자동차 리모컨을 이용해 차의 트렁크를 개방해준다. 뇌물공여자는 차량에 선물을 실어주고 자리를 뜬다. 눈 깜짝할 새에 벌어지는 상황이어서 포착해내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공무원들에게 제공되는 선물비용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장급은 20~30만원, 과장급은 10~20만원, 평직원들은 10만원이내에서 선물이 제공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물 종류로는 고급 양주와 굴비세트, 한우 갈비 등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피가 작은 백화점 상품권 등 각종 상품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