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오마이뉴스 윤성효 기자]

▲ 공무원노조와 경남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일 진주성에서 열린 개천예술제 개회식에 김태호 지사가 참석하자 정유근 경남본부장이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벌이는 모습.

전국공무원노조조합(위원장 권승복)이 경남지역 몇몇 지부의 합법 전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공노 지도부는 10~12일 사이 경남지역을 돌며 합법전환 상황 파악에 나섰다.

지난 9월말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본부장 정유근)는 합법 전환 여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11월 25일로 예정된 전국대의원대회를 10월초로 앞당겨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런데 공무원노조는 최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경남본부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전국대의원대회를 예정대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경남지역에서 합법으로 전환하는 지부가 늘어나자 권승복 위원장 등이 상황 파악에 나선 것.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관계자는 "경남은 전국 지역본부 가운데 그나마 조직력이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면서 "그러나 몇몇 지부에서 합법으로 전환하자 부산과 울산 등 다른 지역에 미칠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해 위원장이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노조에 따르면, 지난 9월말 행정자치부의 자치단체 사무실 폐쇄 방침 단행되었지만, 경남을 제외하면 합법 전환 움직임을 보이는 지역은 없다. 부산본부 관계자는 "지역에서는 아직 합법 전환 여부를 묻기 위한 어떠한 움직임도 없다"면서 "하지만 경남의 움직임에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경남에서는 경남도청지부가 지난 5월 합법 전환한데 이어, 지난 9월말과 10월초 사이 통영·고성·하동·의령·합천지부가 합법전환을 결정했다. 김해지부는 13일 합법 전환 여부를 묻는 찬반투표를 실시하고, 창원지부는 13일까지 합법 전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뒤 대의원대회 개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진해지부는 1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비대위원장을 선출한 뒤 앞으로 방향을 논의하며, 창녕지부와 산청지부도 12일 오후 임시대의원대회를 연다. 합법 전환 결정을 내린 합천지부는 지난 10일 지부장 보궐선거를 실시해 단독 출마한 하상범(39)씨를 새 지부장으로 선출했다.

이밖에 마산 등 몇몇 지부는 다른 지부의 움직임을 관망하고 있으며, 진주·사천·남해·거제지부는 합법 전환 거부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한편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는 오는 16일 오후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어 합법 전환을 가결한 지부에 대한 처리 방침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합법 전환한 지부에 대해 징계를 할 것인지, 아니면 본부 차원의 합법 전환 여부를 묻을지 등에 대해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도-공무원노조 갈등 계속



	▲ 지난 4일 진주성에서 열린 개천예술제 개회식에 김태호 지사가 참석해 연설하자 공무원노조 간부들이 시위를 벌이면서 주최측 관계자들과 충돌을 빚었다.

	ⓒ2006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경남도와 공무원노조 경남본부 간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경남도는 합법전환이 결정된 5개 시군에서 찬성률이 80%에 육박함에 따라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경남도는 합법 전환 지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도와 시·군은 공무원노조가 합법으로 전환할 경우 효율적인 단체교섭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경남도는 합법 전환한 시·군에서 단체교섭 요구가 있을 것에 대비해 담당 공무원의 교섭능력 배양을 위해 워크숍과 전문가 초청교육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지난 9일 2기 취임 100일을 맞아 "공직사회의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인 선진노사문화의 정립을 위한 기틀을 다지는데 선봉에 서서 뼈를 깎는 아픔을 감내할 것"이라면서 "공무원노조가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는 이에 맞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정유근 본부장 등 간부들은 김 지사의 사택 등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으며, 김 지사에 대한 '그림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유근 본부장과 박태갑 정책기획국장 등은 지난 4일 진주성에서 열린 개천예술제 개회식에 김 지사가 참석하자 '그림자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김 지사가 연설할 즈음 "혁신도시 빼앗으려 하는 김태호 지사 퇴진하라"고 쓴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이 시위를 벌이자 주최측에서 현수막을 빼앗으면서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각종 고소·고발사건에 대해서는 경찰과 검찰에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행정자치부와 자치단체는 지난 9월 9일 창원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자대회' 등과 관련해 총 35명(경남 23명 포함)에 대해 지방공무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창원중부경찰서는 11일부터 이들에 대해 소환조사를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