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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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시간: 2005년03월10일

강원 홈페이지: - 조회 : 380

암탉이 울었더니 공직사회 바뀌었다

[여성]여성공무원 1세대에 듣는다

　-“힘든일도 적극적으로 나서라”

　“암탉이 울었더니 공직사회 바뀌었다”

　공직은 여성의 사회진출 분야 가운데 비교적 양성평등이 이뤄진 분야로 알려져 있다. 취업난이 극심해지면서 인기직종으로 자리잡은 공무원은 특히 대학졸업 여성들에게는 `도전해 볼 수 있는 안정된 직업' 제1순위로 꼽히고 있다.

　 2003년 9월말 현재 강원도의 도청및 시·군 공무원의 수는 1만4,400여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공무원은 3,115명(21.6%)에 이른다.

　여성들의 공직진출은 해방이후 부녀행정의 시작과 함께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47년 도청 부녀계 설치이후 69년 도여성회관 건립및 부녀지도계와 아동계 설치, 70년 부녀과에서 부녀아동과로 개칭및 그에 따른 시·군의 부녀아동계 설치 등으로 여성관련 행정기구가 확산됐다.

이어 여성복지과 여성회관 등의 여성관련된 기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여성공무원도 증가했다.

　도는 98년 기구를 축소하면서 기존의 복지여성국을 없애고 별도기구인 여성정책실을 신설하고 환경복지국 산하에 여성복지과를 두었다. 2003년 1월에는 여성국이 부활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도내 여성공무원 1세대로는 이규하(78)전 춘천시 가정복지과장, 최혜경(76)전 도가정복지국장 ,권혁희 (70)전 도가정복지국장, 박정완(73)전 도여성회관장, 김미자(71)전 강릉시가정복지과장, 서옥순(69)전 고성군가정복지과장, 김준임(70)전 철원군 사회복지과장 등이 꼽힌다.

　이규하과장은 춘천에 머물며 여성계 원로로 최혜경국장은 도의원을 역임하고 현재 도여성발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권혁희국장은 도의원과 민주당사무처장을 역임했다. 박정완관장은 한민족통일도여성협의회장을 맡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김미자 과장은 사임당21회장을 역임하는 등 공직을 마친 이후에도 지역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들에 이어 이경자(삼척) 허금순(정선) 원정옥(횡성) 이옥재(원주) 이원자(양구) 김찬희(양양) 윤매자(춘천) 정양지(도여성회관장) 배자혜(도청) 김경자(강릉여성회관장) 한경숙(보건복지여성국장)등이 도·시·군청 과장 혹은 여성회관장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원영희도청여성·아동정책과장, 최정남도여성회관장, 김미영 도청 노인복지담당이 맥을 잇고 있다.

　여성 공무원들이 근무와 관련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남성위주 사회에서 이루어진 `연'(緣)들에서 배제된다는 것.

　권혁희국장은 “남성들은 혈연 학연 지연에서부터 군대연 등을 만들어내 똘똘 뭉치지만 우리들은 어느 연에도 들어설 자리가 없다”면서 “처음에는 이를 무시했으나 결국 이런 비선들이 조직을 움직이는 것을 보니 답답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여성공무원들이 조직이나 대인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약한 것도 사실이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한경숙국장은 “여성 관리직들은 무엇이든 혼자 처리하려는 경향이 짙다”면서 “여성들끼리라도 네트워크를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는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고전적 주제인 일과 가정의 조화도 해결해야 할 숙제. 결혼과 함께 자의반 타의반으로 이른바 편한 업무, 즉 주류에서 멀어진 곳에 배치되는 경향이 아직도 적지 않다.

5급이상 퇴직 여성공무원 모임의 회장인 박정완여성회관장은 “최근 후배 여성공직자들은 결혼과 일, 이 두가지를 모두 잘 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는 것 같다”며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일하는 여성에게는 택일은 아니지만 한쪽에 비중을 둘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최혜경국장은 “여자는 다른 일은 힘들어 못할거라며 민원이나 복지업무쪽에만 배치하려드는 사회풍토가 문제”라며 “여성들도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든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40여년의 공직경험을 갖고 있는 행정분야 1세대들은 공무원 사회가 무사안일에 젖어있다는 일반인의 선입견은 잘못된 것이라고 단호히 말한다.

　이들은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꼬리표를 떼내기 위해서는 모든 일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나서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강조한다.

　전국 최초 여성동장을 지낸 유연경 전 춘천교동 동장은 “지금까지 공무원 사회에서 여성들은 남성들에 비해 `더 쉽고 덜 중요한' 일을 맡아왔던 게 사실”이라며 “여성에게 어렵다던 동장업무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만큼, 모든 업무에 과감히 여성을 진출시켜야 한다”고 했다.

　한편 지난 2001년 도·시·군 5급이상 퇴직 여성 공무원들은 공직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지역발전을 위해 활용하자는 취지로 `여성정책행정동우회'를 창립했다. <南宮玹기자·hyunng@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