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차도 참사' 부산시장 권한대행 직무유기 혐의 기소의견 송치(종합) "재난대응 총괄 책임자임에도 구체적 지시하지 않아"
시 재난대응팀 담당자·동구 부구청장 등 7명도 함께 기소(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2020-09-14 16:25 송고
3명이 숨진 초량 지하차도 사고를 수사한 경찰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넘기는 등의 1개월여 수사결과를 내놨다.
부산경찰청 전담수사팀은 14일 '초량 지하차도 안전사고'와 관련해 변성완 권한대행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변 권한대행이 부산지역 전체에 대한 재난대응 총괄 책임자임에도 불구하고 초량 제1지하차도 상황 보고를 받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권한 대행은 매뉴얼에 따라 재난상황에서 상황판단 회의를 개최해서 각 기능별로 지시명령을 구체화해야 한다"며 "사적모임 이후에 다시 시청으로 돌아와서 지시를 했으면 문제가 없겠지만 바로 (관사로) 귀가한 부분이 문제가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사를 정위치 근무 장소라고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단정짓기 곤란하고 유권해석이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면서도 "내외부 자문을 받아서 변 권한대행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수사팀은 또 시 재난대응팀 담당자가 허위 상황판단회의서를 작성했다고 보고 '허위공문서 작성, 행사' 혐의로 기소의견을 달아 송치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시청 담당 공무원이 상황판단회의를 진행하고 회의서를 작성했는지, 그 이후에 작성했는지는 수사 과정이라서 밝히기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관할 동구청에 대해서는 부구청장 등 총 6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와 '허위 공문서 작성, 행사 혐의'로 각각 기소의견 송치했다고 발표했다. 구청장의 경우 당시 연가를 사용해 수사대생에서 제외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부구청장과 부서 담당자 등 4명은 재난대비시설인 배수로, 전광판 등에 대한 관리부실과 모니터링 부재, 지하차도 통제 미이행 등이 인정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구청장의 경우 연가 중이었고 직무에 대한 모든 권한은 대행자인 부구청장에게 있다"며 "구청장은 (사고가 난) 23일 오후 8시30분경에 동구청으로 복귀해서 관리를 했다"고 밝혔다.
허위로 상황판단회의서를 작성한 행위에 대해서는 앞서 부서 담당자 2명을 포함한 총 4명에게 허위공문서작성 행사 혐의를 적용했다.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아온 소방관 4명에 대해서는 '불기소 의견 송치'로 결론을 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하차도로 유입되는 빗물 유속이 매우 빠른 상황에서 기름통에 로프를 묶고 2회에 걸쳐 구조를 시도 했으나 실패하는 등 재난대비 지침을 준수하지 못한 점은 일부 인정된다"고 밝혔다.
다만 "인명구조 장비가 없어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인 구조 활동을 기대할 수 없어 불기소 의견 송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 3명에 대해서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현장 도착 후 교통 통제를 했고, 먼저 도착한 소방관도 구조 활동을 전개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경찰관의 구조활동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 등에 비추어 형법상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지난 7월23일 동구 초량 제1지하차도를 통과하던 차량 6대가 집중호우로 인해 불어난 물에 침수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운전자 등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피해가 발생하자 경찰은 책임소재 규명을 위해 수사를 벌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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