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노조 "김명수 대법원장과 법관대표회의는 이번 문제에 단호히 대처하라"
"법관사찰을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
법관대표회의, 尹총장 연루된 '판사 사찰 문건' 정식 안건 상정
입장문 내용 따라 징계위 심의 앞둔 尹총장에게 타격
판사 출신 법조인들 "이게 왜 문제냐? 로펌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아"
"지금 문제 삼겠다는 판사들, 로펌 가야하니 로펌 비판은 못할 것"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법원노조)가 "김명수 대법원장과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법관사찰 사건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라"고 나서자 법관들이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이 연루된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했다.
법원노조는 7일 오전 11시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윤 총장의 법관사찰은 명백한 범죄행위"라며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이에 대한 명확한 의견을 표명하라"고 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은 검찰의 법관 불법사찰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강력한 방지책을 마련하라"며 "법관사찰을 철저히 수사해 관련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인섭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장은 "대법원장과 전국법관대표회의의 명확한 입장을 촉구하고 다시는 사법부의 독립을 훼손시키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법원 차원의 단호한 촉구를 요구하기 위해 참석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 중인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윤 총장이 연관된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이 정식 안건으로 상정됐다. 오후부터는 안건에 대한 토론 및 심의 시간이 이어진다. 논의 결과에 따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판사 사찰 의혹 문건과 관련해 '유감 표명' 또는 '진상조사 요구' 등의 내용이 담긴 입장문이 채택되면 징계위 심의를 앞둔 윤 총장에겐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검찰 해명과 마찬가지로 사찰로 볼 수 없으며 문제 소지가 적다는 의견이 모일 경우 윤 총장으로선 부담을 덜게 된다.
한편 판사 출신의 법조인 등은 이번 윤 총장 관련 판사 사찰 문건이 뭐가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검사들도 변호사들과 마찬가지로 재판에 참여하는 주체로서 재판부의 세평 등을 수집 및 공유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 변호사는 "일선 판사 몇몇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아는데 이 분들이 로펌에도 같은 지적을 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불법한 과정을 통해 얻은 정보도 아니고 이를 약점으로 삼아 판사들에 대응한 것도 아니다. 재판부 정보 수집은 로펌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지금 문제삼는 판사들도 퇴임 이후 로펌에 가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총구를 검찰에만 열심히 겨누는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관행이었던 세평 수집과 공유가 갑자기 문제라면 검찰 뿐 아니라 법조계 전체의 문제로 일을 키워 이참에 근절해보라는 것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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