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노총과 공무원노조는 17일 오후 세종시 국민권익위원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익위가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에 내린 장기근속자와 퇴직공무원 대상 국내외 연수 및 기념품 예산지원 중단 권고를 비판했다. <공무원노조>
국민권익위원회가 행정안전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장기근속자와 퇴직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외 연수와 기념품 예산지원 중단을 권고한 데에 공무원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권익위가 노조와 지방의회·지방자치단체장을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공노총과 공무원노조는 17일 오후 세종시 국민권익위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권익위가 지난달 행안부와 지자체에 내린 ‘장기근속자와 퇴직공무원에 대한 국내외 연수와 기념금품 지급 관행 권고’ 철회를 요구했다,
권익위는 지자체 예산편성 운영기준에 장기근속자·퇴직자에 대한 일률적 지원 목적의 포상금 예산편성 금지를 명문화할 것을 행안부에 권고했다. 지자체에는 국내외 연수와 기념품 예산 지원 근거를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27조(제도개선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권익위는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공공기관의 장에게 부패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권고할 수 있다. 권고를 받은 공공기관장은 제도개선에 반영해 조치결과를 권익위에 통보해야 한다.
권익위는 장기근속자와 퇴직공무원에게 기념품을 제공하는 관행을 과도한 예산 낭비라고 본다. 지난해 12월 권익위가 2016년에서 2019년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 중 234곳이 장기근속자나 퇴직공무원에게 예산을 통해 국내외 연수와 기념금품을 지급하고 있었다. 국내외 연수는 2만3천명에게 597억원이, 기념품은 3만명에게 184억원이 지출됐다.
공무원 노동자들은 지자체가 지출하는 돈의 규모가 크지 않으며, 권익위 권고는 노조와 지자체의 권한을 무시한다고 비판했다. 김태성 공무원노조 사무처장은 “국내외 연수로 지출한 돈은 1인당 250만원, 감사패로 지출한 돈은 1인당 60만원 수준”이라며 “일반기업은 10년 근속하면 500만원·1천만원을 지급하는 곳들도 있는데 30년 공직생활하고 퇴직하는 공무원에게 지자체 예산으로 연수와 공로패를 지급하는 게 과도하고 부패한 행위냐”고 반문했다.
공노총과 공무원노조는 “권익위 권고는 노조의 단체교섭 권한, 조례제정권을 가진 지방의회 권한, 소속 직원의 복지개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지자체장 권한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권익위 권한을 넘어선 제도개선 권고는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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