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중구가 구청 주차장 무료 개방을 추진한다. 내부에서는 가뜩이나 혼잡한 아침 출근길이 더욱 복잡해질 거란 우려와 함께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한 인기영합주의 행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23일 중구는 구청 내 주차장 부지를 구민에게 무료 개방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직원이 퇴근한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30분까지 구청 광장(23면)과 주차타워(120면)를 구민 주차장으로 제공하는 게 골자다. 광장을 먼저 개방한 뒤 주민 호응도에 따라 주차타워를 추가 제공할 계획이다.
산복도로 동네라 주차장이 부족한 동광동, 대청동 주민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지난달 기준 2곳의 승용·승합차 등록 자동차 수는 총 1867대다. 주차공간은 주거지전용주차장 7곳 61면, 공영주차장 4곳 412면에 불과하다. 공영주차장 중 3곳은 1급지 주차장이라 요금이 10분당 500~700원으로 비싸고, 2곳은 월주차가 불가능하다.
문제는 구청 앞이 아침마다 주차 대란이 일어나는 곳이란 점이다. 기계식 주차장인 탓에 오전 7시께부터 주차 순서를 기다리는 차량이 청사 바깥 도로까지 줄을 잇는 수준이다. 중구청 앞 도로인 ‘중구로’는 산복도로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주요 길목이다. 주민 차량이 주차 대란에 가세하면, 혼잡한 오전 출근길이 더욱 북새통을 이룰 거란 우려가 나온다.
공무원의 불만도 크다. 전국공무원노조 중구지부 게시판에는 ‘어느 주민이 아침 시간 맞춰 차를 빼주겠는가’란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공영주차장을 늘리는 게 본질인데, 선거를 의식한 나머지 뒤떨어지는 행정을 보인다는 지적도 많다. 이 계획은 최진봉 중구청장이 동 순방 중 건의받은 내용을 추진하라고 지시하면서 검토가 시작됐다.
노조 전태철 지부장은 “직원의 불편은 물론, 아침 출근길 혼잡이 주민에게도 좋지 않은 인상을 줄 거란 평이 많다. 제대로 된 행정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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