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 동래구지부

안동시의회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심사보고 중인 동료 시의원의 웃음을 터지게 하는 해프닝(영남일보 12월23일자 8면 보도)으로 시의회 전체를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은 시의원들이 인사 개입 등 갑질 논란에도 휩싸였다. 더욱이 이 같은 안동시의원들의 행태는 다선 의원들의 묵인하에 일부 초선 시의원이 노골적으로 자행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면서 시의회 전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21일 정례회 폐회식이 진행되고 있던 안동시의회 본회의장에선 한 시의원이 조례안 심사보고서를 발표하다 웃음보가 터지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본회의장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인터넷과 사내 방송을 통해 여과 없이 생중계됐다. 방송을 본 시민과 공무원들의 질타가 잇따르자 단상에 올랐던 시의원이 사태 수습에 나서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동료 시의원의 실수를 유발하게 한 의혹을 받는 시의원들은 사과는커녕 오히려 '그게 무슨 문제냐. 그럴 수도 있지'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지난 10월 임시회 본회의장에서도 같은 시의원을 상대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같은 논란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시의원들 대부분은 시의회에 입성한 초선 시의원들로 파악됐다.

본회의장에서 초선 시의원들의 안일한 행동으로 안동시의회가 하루아침에 조롱거리가 된 셈이다.

최근 이들 초선 시의원 중에는 내년부터 집행부와 분리를 앞둔 시의회 사무국 직원들 인사에 개입한 의혹도 받고 있다.

실제 시의회 안팎에선 한 시의원이 자신과 친분 있는 직원을 집행부와 분리한 후에도 시의회에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의회사무국을 압박했다는 소문이 무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인사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시의원은 "시의회 사무국 인사는 원칙대로 진행하라고 당부했을 뿐 사적 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더구나 이들 시의원 중엔 지방자치법상 위반 소지가 있는 겸직 논란에 휩싸인 시의원들도 있다.

지역 정가에선 "시의회가 한심한 수준을 넘어 부끄러울 정도다. 주민과 가장 밀접해야 할 기초의원들이 이 모양인데 지역이 어떻게 발전할 수 있겠나"면서 "이 모든 일엔 의장과 부의장은 물론 8선과 7선 등 다선 시의원들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9월 전국공무원노조 안동시지부가 조합원 1천122명을 대상으로 한 안동시의회 의정평가 설문 조사에서 54.3%가 시의원들의 갑질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공무원 인사에 대한 시의원들의 영향력에 대해서도 93%가 '그렇다'고 답했다.

피재윤기자 ssanaei@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