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무원노조가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를 대상으로 구·군 공무원에 편중된 선거 인력 구성 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가운데 시 선관위가 한 달 남은 대선까지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할 경우 선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전국공무원노조 부산지역본부은 부산시도 선거사무를 부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제신문 DB
부산시는 다음 달 9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지원할 투표사무원 1600여 명을 자율 모집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부산시장보궐선거에 투입된 시 소속 투표사무원이 22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8배가량 늘었다. 시가 지원 사무원 수를 대폭 늘린 것은 부산시선관위로부터 1530명 규모 인력을 지원해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국공무원노조는 지난해부터 중앙선관위를 대상으로 구·군 공무원에게 편중된 선거 인력 구성을 바로 잡고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수당을 현실화하라고 요구해왔다. 부산지역본부 역시 시 선관위에게 대책을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시장보궐선거에 선거사무원 및 감독관 등으로 참여한 지방·국가직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8400여 명 가운데 96%인 8100명이 구·군 소속이었다. 이에 50% 수준으로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구·군이 실제 50%만 지원할 경우 시 선관위는 나머지 절반을 시·산하 기관, 국가직 공무원 등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 시선관위는 요구사항 반영을 위해 독려 공문을 보내고 있지만 인력 충당은 쉽지 않아 보인다. 구·군 사정에 공감해 그나마 인원 모집이 수월한 시의 역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1차 모집에서 기준 인원에 한참 미달해 호소문을 발표하고 자택 인근 투표소 배정, 특별 휴가 지급 등 여러 유인책을 쓴 끝에 인원을 충족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구에 인원이 집중돼 나머지 구들이 반발하고 나서기도 했다.
노조 부산본부 최성호 사무처장은 “선관위가 시에는 선거감독관보다 책임이 덜한 사무원 지원만 요청하는 등 여전히 구·군에 기대는 사고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한 달 안에 필요 인원을 모두 모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모집하지 못하면 구·군에 손 내밀 것이 뻔하다. 지금이라도 더욱 적극적으로 모집 및 처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 관계자 역시 “새벽부터 12시간 넘게 동원된 뒤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10만 원 받는 상황에서 누가 선뜻 나서겠나. 구와 시 싸움이 되지 않게 중앙선관위 기획재정부 등이 빨리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시 선관위 측은 “구체적인 수치는 밝히기 어렵지만 부산시 교육청 등 관계 기관에 협조 요청을 지속적으로 해서 보궐선거 때보다는 구·군 공무원 위촉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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