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름을 찾기로 한지 4년째에 접어든 부산 북구가 또 한 번 명칭 추가 공모에 나섰다. 이미 상당한 시간과 예산을 썼는데도 후보 명칭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북구청 전경. 국제신문DB
부산 북구는 ‘북구 새로운 구 명칭 추가 공모’를 접수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지난 7일 시작한 공모는 오는 5월 6일 마감한다. 1차 공모 때 후보로 선정된 낙동구와 가람구는 공모명에서 제외한다.
원래 계획대로면 북구의 새 이름은 지난해 10월께 발표됐어야 했다. 북구는 그 해 8월 4일부터 12일까지 새 명칭 공모에 나서 374명으로부터 164개의 후보명을 접수받았다. 이후 지명위원회를 통해 ▷감동구 ▷구포구 ▷금백구 등 5개 후보명을 정했다. 같은 해 8월 27일부터 9월 3일까지 이들 후보명을 대상으로 주민선호도 조사를 벌인 북구는 낙동구와 가람구가 최종 후보로 낙점됐다.
남은 일은 두 후보명 중 하나를 고르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북구는 북구의회의 동의를 받아 지역 12만 세대를 대상으로 선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구의회는 여기에 제동을 걸었다. 후보명이 북구의 정체성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데다 주민의 의견 수렴 과정도 미흡했다며 조사 계획을 부결한 것이다. 이에 북구는 구의회 측이 새롭게 여론을 수렴하는 방식을 정해달라고 요청한 후 구 명칭 변경 사업을 일단 정지했다.
이 여론 수렴 방식을 정해 실제 추가 공모에 들어가는 데만 5개월이 걸린 셈이다. 구의회가 제안한 방안 중에는 ‘북구 시내에서 앙케이트 표지판을 설치해 스티커로 선호도 조사를 벌이자’는 등 다소 황당한 방식도 포함됐다. 긴 시간을 들였지만, 결국 명칭 추가 공모는 ‘인터넷을 통해 이름을 받아 젊은 세대의 참여율을 높이자’는 빤한 방식으로 결정됐다.
북구가 처음 이름을 바꾸겠다고 나선 건 약 3년 전인 2019년 4월이다. 이 때부터 북구명칭변경추진협의회를 구성해 주민토론회와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 해 12월엔 구 명칭 변경 스토리 공모를 진행했다. 지난해 7월 10일부터 30일에는 구의 이름을 바꾸는 안에 대한 주민 찬반 의견 조사를 진행했다. 이런 절차에 들인 돈만 모두 더해 2905만3000원이다.
적지않은 시간과 돈을 썼는데도 아직 후보명조차 정하지 못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오는 6월에는 지방선거가 열려 향후 행정 인수인계나 구의회 업무 보고 등을 거치면 추가로 시간이 낭비될 수밖에 없다.
북구 관계자는 “북구의 정체성을 담아내는 중요한 작업인 만큼 심사숙고해 사안을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이를 존중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다소 지체됐다. 빠른 시일 안에 새 이름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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