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감염병 1→2등급 하향 내부 검토 중" 1급 2급 일부 감염병 제외 정부 지원 없어 의료진 신고 기한도 즉시→24시간 이내로
정부가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을 유행 정점이 지나면 1급에서 2급으로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감염병 등급이 하향될 경우 국가가 지원했던 코로나19 치료비를 환자가 부담하게 될 수 있어 추후 조정 가능성에 관심이 모인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18일 코로나19 대응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유행 정점이 지난 후 법정 감염병 2급 전환 부분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 코로나19 유행 대응 방식으로는 점차 늘어나는 확진자를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특성과 높은 접종률을 기반으로 최근 감염예방 관리지침을 개선한 만큼, 이를 현실화하기 위한 등급 전환 문제의 논의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계절독감 수준(0.05∼0.1%)으로 낮아졌다고 판단한 방역 당국이 이날 구체적으로 등급 하향 조정을 언급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급 감염병은 치명률이 높거나 집단 감염 우려가 큰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신종인플루엔자, 에볼라 등 17종이며, 2급 감염병은 A형 간염, 결핵, 수두, 콜레라, 일본뇌염 등 21종이다.
2020년 국내 법정 감염병 분류체계가 개편된 뒤 1급 감염병이 2~4급으로 하향 조정된 사례는 없었다. 이 때문에 등급 조정 가능성을 놓고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치료비 문제다. 현재 1급 감염병이나 결핵 등 일부 2급 감염병을 제외하고는 정부가 입원·치료비를 전액 지원해주지 않는다. 환자가 일부 치료비를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또 2급 감염병으로 조정될 경우 의료진 등은 확진자 발생 즉시가 아닌 24시간 내 방역당국에 신고하게 된다. 전수조사 방식은 지금과 같지만 신고 기한에 시간이 더 생겨 집계 기준 역시 모호해진다. 현재 1급 감염병과 2급 감염병 중 결핵 홍역 콜레라 등 11종 환자에만 격리 의무가 적용돼 현행 격리 조건이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정통령 중앙방역대책본부 총괄조정팀장은 “현재 내부 논의 단계”라며 “2급으로 조정해도 동일 단계 안에서 다양한 관리 수준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각의 경우에 따른 법률 검토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행의 정점이 지나기 전에 등급을 급하게 바꾸는 것은 향후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여러 제반 조건을 보면서 시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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