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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벌써 5월 회식 일정이 빈틈없이 다 잡혔어요~ 팀 회식에다가 과·국 회식까지 줄줄이 잡혔어요.”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사무관 A씨(여·42)의 얘기이다. 4월 18일부터 직장 단체회식이 가능해지면서 순식간에 그동안 못했던 단체회식 일정이 잡힌 것이다.
정부세종청사 한 부처의 주무관 B씨는 2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리면서 그동안 자신의 업무 스타일에 딱 맞는 유연근무나 재택근무가 어려워지고,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부가 ‘펜데믹’(감염병 대유행) 에서 ‘엔데믹’(특정 질병의 풍토병 전환)을 선언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공직사회에도 일상회복에 따른 과거로의 회귀를 걱정하는 이른바 ‘엔데믹 블루’가 나타나고 있다.
MZ세대(새천년 세대)의 증가로 공직문화가 바뀌기 시작한 시점에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공직사회는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이 급속히 이뤄진 상태다.
지난 20여 년간 소걸음을 하던 유연근무나 재택근무가 순식간에 자리를 잡고, 회의문화와 서류를 통한 대면보고가 줄어든 것도 펜데믹의 공이었다.
그런데 엔데믹을 맞아서 과거로의 회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각 부처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도 그동안 중단됐던 단체회식 등의 일정을 잡고 있다. 하지만, 세대 간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팀장이나 과장, 국장 등은 모처럼 얼굴 한번 보고 회식을 하자고 얘기를 꺼낸다는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젊은 직원들은 “이번 한 번이 아니고, 매달 이런 회식이 줄을 이을 텐데” 하고 걱정을 하는 것이다.
서류보고나 대면회의 등이 줄어든 것을 두 손 들어 환영했던 젊은 공무원들은 다시 서류 들고 국·과장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중앙부처의 한 서기관은 “공직사회는 민간 분야에 비해 규제완화가 후행하는 만큼 별도의 완화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회식 등은 잡고 있다”면서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행안부의 한 국장은 “일상회복에 접어든 만큼 유연근무, 재택근무 등 근무방식이 펜데믹 때와 같을 수는 없지만, 전자정부로의 변신을 위한 방침이나 근무방식이 급격히 퇴행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른 부처의 한 고참 과장은 “사상 유례없는 펜데믹을 경험한 만큼 이 귀중한 경험을 행정에 녹여야 한다”면서 “종합적인 평가를 거쳐서 행정시스템의 개혁이나 공직문화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곤 선임기자기자gsgs@public25.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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