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여성 부하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공무원을 면직처분한 것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면직 당사자 A씨는 2018년 8월 수도권 어느 시에 별정직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그해 치른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캠프에서 활동하다가, 해당 후보자가 당선하면서 시정에 참여하게 됐다.
시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던 A씨는 성희롱성 발언을 하면서 도마에 올랐다. 참다못한 여직원들은 2020년 10월 시청에 A씨에 대한 진정을 접수했다. “어젯밤에 뭘 했기에 피곤해 보이느냐. 야동을 보았느냐”,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느냐. 관리해야겠다” 등을 A씨가 발언했다고 여직원들은 진술했다.
조사 결과 A씨는 무단결근 혹은 지각, 근무지 이탈 등 근무태도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시청 인사위원회는 A씨를 징계에 회부했다.
소명 자리에서 A씨는 자신의 행위는 면직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문제의 성희롱 발언을 한 당시 자신은 사실상 업무에 배제돼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니 지위나 업무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서 성희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 근무태도 부분은 담당 업무는 외근이 잦아서 정확한 근무 시간과 지역을 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시청은 A씨를 면직 처분했고 사건은 행정소송으로 갔다.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A씨가 시청을 상대로 낸 면직 취소 청구 소송을 최근 기각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업무 공간에서 자신보다 계급이 낮은 다른 공무원에게 위와 같은 발언을 했는데, 이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당시 원고가 업무에서 사실상 배제돼 있었더라도 성희롱 발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청은 원고의 복무사항을 점검하면서 원고가 외부에서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무단이탈을 구별해 판단한 것”이라며 “원고는 이전에 외근할 때는 출장지와 목적을 기재해 승인받으니 업무의 특성상 고정 근무지가 없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면직으로 원고가 입을 불이익보다 공직사회가 달성하고자 하는 복무기강 확립·성희롱의 근절 등 공익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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