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본부장 정유근)가 그동안의 '악법 개폐 투쟁' 기조를 포기하고 '법내 노조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정유근 경남본부장의 출신 지역인 진주시지부 강수동 지부장이 이러한 움직임에 정면으로 반기를 제기할 뜻을 비쳐 주목된다.
강 지부장은 지난 2일 진주시청 내 컨테이너 임시사무실에서 가진 경남도민일보와 인터뷰에서 "현 상황에서 법내 노조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백기투항"이라고 규정하며 "만일 경남본부 독자적인 법내 노조 전환이 추진될 경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단의 조치'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최악의 경우 마지막엔 단 한 개 지부만 남더라도 끝까지 현재의 (법외) 노조를 사수할 것"이라며 강한 결의를 보였다. 다음은 강수동 진주지부장과 일문 일답.
-진주지부의 현재 분위기는.
△사무실 폐쇄 전 진주시 전 조합원들을 직접 만나 투쟁의 이유를 설명했다. 전체 1500여 명 중 조합원 150명이 사무실을 지켜내기 위해 모였고, 연대단체 회원을 포함하면 250명이 대집행에 맞섰다. 결국 지난달 28일 2차 대집행 때 사무실을 강제폐쇄 당했지만 조합원들과 다시 찾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법내 노조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백기투항이기 때문에, 본조 지침에 따라 사무실 복원투쟁을 하자'는 호소에 조합원 대부분이 동의하고 있다. 2일 시청과 시의회 건물 중간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임시 사무실로 활용하고, 이후 탄압에는 더욱 완강히 저항하겠다.
-'경남본부가 사실상 투쟁동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
△지난달 9일 창원서 열린 전국공무원노동자 결의대회 뒤 경남도가 '간부 뿐 아니라 참가한 일반 조합원 일부도 징계하겠다'는 얘기를 흘렸다. 각 지부 지도부가 여기에 적지 않은 부담을 가졌고, 결국 몇 개 지부는 독단적인 법내 노조의 길을 선택했다. 투쟁을 지도해야 할 경남본부도 이런 지부들의 반조직적 행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하지만 아직 여러 지부가 천막농성을 하는 등 투쟁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중순부터 9월 초까지 경남본부는 투쟁의 최일선으로 보였다. 하지만 사무실 폐쇄 전후로 오히려 법내 노조 전환의 구심점이 됐다. 너무 갑작스런 변화가 아닌가?
△징계 협박에 대한 불안감과 본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법내 노조 전환흐름을 급속히 확대시켰다. 지금이라도 경남본부는 본조의 '사무실 복원'이라는 투쟁지침을 충실히 이행하고, 반조직적 행위를 일삼는 지부와 개인을 강력히 제재해야 한다.
-창원시지부는 2일 '경남본부 차원의 독자적인 법내 노조 전환투표를 요구하고,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법내 노조 전환을 위한 본부 전체 조합원 찬반투표를 관철하겠다'고 밝혔다. 경남본부 단독으로 법내 노조로 전환될 수도 있지 않은가.
△우선 경남의 법내 노조 전환 흐름은 공무원노조 전체 분위기와 전혀 다르다. 전국의 다른 본부와 지부는 오늘도 예전보다 더욱 힘있게 투쟁하고 있는데, 그동안 공무원노조의 든든한 버팀목이던 경남본부가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됐는지. 피눈물이 나고 부끄럽다. 본부 자체 대의원대회를 열어 법내 노조로 전환하는 것은 공무원노조가 전국 단일 산별노조 체계이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이런 권한은 본부 대대가 아닌 전국대의원대회에 있다. 이 안건을 본부 대의원대회에 올리는 자체가 규약과 규정 위반이다. 본부 조합원 총투표가 강행돼도 원천 무효다. 이미 법내 노조 전환 투표를 한 5개 지부의 투표도 규정 위반이기 때문에 사실상 공무원노조를 이탈한 것이다. 하지만 만약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면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이다.
-특단의 조치를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없나?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4개 지부가 중심이 돼 도내 다른 지역 노조 간부들을 만나 설득하고, 경남본부가 올바른 길을 가도록 적극 나설 것이다. 본부도 이젠 투쟁방향을 다시 세워 투쟁동력 회복에 적극 나서야한다. 본조에도 요구할 사항이 있으면 적극 요구하겠다. 추석연휴 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조직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현재로선 더 이상 밝히긴 곤란하다. 대신 공무원노조가 무너지면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방지노력은 다시 10여 년 전으로 되돌아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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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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